여성중에도 남성 못지않은 거리를 내는 골퍼가 많다.

그러나 그 수는 많지 않다.

힘이 달리는 여성이 남성보다 앞서갈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인가.

말할것도 없이 그린주위에서 하는 쇼트게임이다.

여성들은 섬세하기 때문에 세밀한 터치를 요구하는 쇼트게임에서
남성들보다 비교우위에 있다.

특히 퍼팅이 그렇다.

퍼팅은 힘과는 전혀 무관하다.

라인을 잘 읽고 적절한 스피드를 줄수 있는 사람이 승자다.

퍼팅은 세밀한 동작을 요구한다.

따라서 그 일련의 동작을 매번 되풀이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스트로크 연습도 중요하지만 퍼팅할 때마다 항상 같은 동작으로 임하도록
과정을 다져놓는 것도 필수적이다.

투어프로출신으로 현재 미ABC방송 해설가인 주디 랜킨은 여성들이 퍼팅
"프리샷 루틴"(preshot routine)을 구축하는데 다음 다섯 단계를 참고하라고
권장한다.

1) 퍼팅라인과 거리를 측량한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맨먼저 볼과 홀사이로 가서 퍼팅라인을 관찰하고
퍼팅거리를 파악한다.

2) 볼뒤에서 퍼팅라인을 살핀다.

라인과 거리를 파악했으면 이번엔 볼 뒤로 가 낮은 자세로 퍼팅을 구상한다.

홀 뒤쪽이나 측면에서 라인을 살피는 경우도 있지만 볼 뒤에서 구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연습 스윙을 한다.

어드레스하기 전에 연습 스윙을 두세차례 해본다.

이때 이미 파악한 퍼팅거리에 맞는 스윙폭으로 연습을 하는 것이 필수적
이다.

그래야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

또 실제 퍼팅라인과 나란한 곳에서 연습스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볼 뒤에 퍼터헤드를 놓는다.

연습이 끝났으면 볼에 다가가 그 뒤쪽에 퍼터헤드를 가만히 놓는다.

이때 헤드는 퍼팅라인과 스퀘어가 돼야 하며 볼을 건드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세리의 경우 먼저 헤드를 볼 앞쪽에 댔다가 뒤쪽으로 옮겨놓는데 이는
그만의 루틴이다.

5) 스탠스를 취하고 스트로크를 한다.

헤드를 볼 뒤에 놓은 다음 스탠스를 취하는 순서가 중요하다.

스탠스를 먼저 취한뒤 헤드를 볼 뒤에 놓는 골퍼들도 있으나 이러면
퍼터헤드가 목표라인과 스퀘어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3) 단계와 4) 단계 사이에 "측량추"(plumb-bob) 방법을 넣을 수도 있다.

퍼터를 수직으로 늘어뜨린뒤 한쪽 눈을 감고 퍼팅라인을 살피는 것으로
뭔가 미심쩍거나 자신감을 높이려 할때 이용된다.

다섯단계의 동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메모리시켜두어야 한다.

자신만의 확고한 프리샷루틴이 있으면 퍼팅에 자신감이 생길뿐더러 긴장감이
높을때 떨지 않고 스트로크할 수 있게 된다.

< 김경수 기자 ksm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