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낭만은 뭐니뭐니 해도 탐스런 눈꽃이다.

올 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

한라산에서 설악산까지 세상은 온통 눈꽃 천지다.

우리나라에서 눈을 가장 많이 볼수 있는 곳으로는 울릉도, 서해내륙,
제주 한라산, 강원도 산간 내륙지방을 들수 있다.

특히 강원도 영월과 태백 지역은 환상의 눈꽃열차와 문화유적 답사를 함께
즐길 수 있어 겨울여행지로 단연 첫 손가락으로 꼽힌다.

솜털 같은 눈이 수북이 쌓인 산골마을의 지붕과 비탈진 산허리.

차창 밖에 펼쳐진 겨울 풍경은 생활의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준다.

조선시대 비운의 왕인 단종의 흔적이 배어 있는 유적지를 돌며 역사의
숨결도 느낄 수 있다.

<> 태백산 눈꽃트래킹 =민족의 영산이라 불리는 태백산은 해발 1천5백67m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그다지 가파르지 않아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가족 단위로 찾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유일사에서 출발해 천제단까지 오르는 등산로는 겨울 산행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특히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주목에 하얗게 쌓인 눈은 경이로움
을 자아낸다.

주목 군락지에서는 사진 찍기에 바쁠 정도다.

천제단에서 당골 쪽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천연 눈썰매장으로 인기다.

엉덩이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오궁썰매를 즐길 수 있는 2km 구간은 아이들
에게 스릴 만점의 코스다.

오궁은 "오리 궁둥이"의 약자.

산골에서 엉덩이에 비닐 부대를 대고 타던 미끄럼에서 착안해 태백시가
개발한 썰매다.

넘어지고 미끄러지다 보면 어느새 당골에 도달한다.

이곳 석탄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 영월 문화유적지 ="충절의 고장" 영월에는 단종과 관련된 유적이 많다.

12세때 조선의 6대왕에 오른 단종은 작은 아버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로 유배돼 16세때 죽은 비운의 왕.

단종의 무덤은 중종 11년 임금의 명으로 찾게 될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숙종 때 상왕으로 복권된 후 "장릉"이란 능호를 받았다.

주위의 소나무가 모두 능을 향해 절을 하듯 굽어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영월읍에서 남서쪽으로 3km 정도 가다보면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에 도달
한다.

이곳은 동남북 삼면이 남한강 지류인 서강(주천강)의 강줄기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은 험한 절벽으로 막혀 있어 유배지로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단종은 이곳에서 3개월 정도 지내다 홍수가 자주 나 읍내 관풍헌으로 거처
를 옮겼다.

관풍헌에서 단종은 세조가 내린 사약을 받고 한 많은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이밖에 영월에는 천혜의 절경을 간직한 동강을 비롯해 조선시대 방랑시인
이었던 김병연(김삿갓)의 묘, 4억년의 신비를 자랑하는 고씨동굴 등 볼거리
가 가득하다.

< 영월.태백=강동균 기자 kdg@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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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편 ]

영월까지는 청량리 역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오전 10시부터 두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세시간.

시외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오전 6시20분부터 하루 20회 운행한다.

태백까지 가는 열차는 청량리역에서 오전 8시부터 하루 6회 있다.

태백까지 걸리는 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문의 영월군청 문화관광과(0373-370-2544), 태백시청(0395-552-1360~9)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