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손발이 차갑고 저리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서양의학에서는 손발이 찬 수족냉증을 특정질환으로 명확하게 개념을 정리
하지 않고 있다.

심리적으로 예민하고 자율신경의 흥분정도가 보통 사람보다 심한 사람에게
오기 쉽다고 이해하고 있을 따름이다.

걱정이 많고 불안과 우울증이 수시로 나타나 마음이 급변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이를 혈액순환장애나 말초신경이상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짙다.

물론 뇌졸중 디스크 수근관증후군에 의해 수족냉증이 오는 경우는 원인이
명확하다.

그러나 특정질환없이 손발이 차가운 수족냉증에는 마땅한 치료책이 없다.

전세일 연세의료원 재활병원장, 구본홍 강남차한방병원장의 도움말로
수족냉증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 수족냉증을 일으키는 질환 =심한 수족냉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병으로
레이노현상과 버거씨병을 들수 있다.

레이노현상은 먼저 손발이 추위에 노출되면 가는 동맥이 수축돼 혈류량이
줄어들고 붉은 혈관이 하얗게 된다.

그 다음에는 가는 정맥의 푸른 피가 가는 동맥으로 밀려들어가 가는 동맥이
파랗게 되며 그러다 가는 정맥과 가는 동맥이 모두 확장되면서 열이 나고
화끈거리게 된다.

겨울철에 어름같이 찬물에 손을 담그면 이런 현상을 느낄수 있다.

버거씨병은 말초 동맥에 혈전성 염증이 생겨 동맥이 막히는 질환이다.

이 질병은 이스라엘 한국 일본 대만 등의 지역에서 서구보다 많이 생기고
있다.

원인은 분명치 않으나 노화 유전적요인 자가면역성(자기 몸의 일부를 항원
으로 인식해 항체가 과잉생성되는 현상) 흡연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질환에는 말초혈관확장제 혈액순환개선제 혈소판응집억제제 등이
처방되고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증상만 완화시킬뿐 완치되지는 않고 있다.

수족냉증을 유발하는 신경계질환으로는 <>손목 한가운데를 지나는 정중신경
이 눌리는 수근관증후군 <>척추에서 사지로 뻣어나가는 신경이 눌리거나
신경근에 염증이 생기는 중추신경계 질환이 있다.

이밖에 <>당뇨병 갑상선질환 신부전증처럼 온몸의 신경에 병적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 <>말초신경염 등에 걸렸을 때도 이같은 증세가 나타난다.

또 <>알코올 중독증, 납 수은 등 중금속 중독증에 의해 손발 끝으로 가는
신경이 파괴되거나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스관절염 전신홍반성루푸스
전신성피부경화증 등에 의해서도 수족냉증이 올수 있다.

뇌졸중과 뇌졸중 전조증상, 뇌외상과 뇌종양 등이나 척수종양 척수염
다발성척추경화증 변형성 척추증 등의 증세가 있을때도 수족냉증이 생긴다.

여성의 경우에는 산후에 수족냉증이 잘 찾아온다.

서양의학에서는 여러가지 여성호르몬이 임신과 출산으로 균형이 깨져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력이 쇠한데다 몸에 습한 기운이 누적되고 혈액순환이 안돼
수족이 차가워진다고 이해한다.

<> 해결책 =원인질환이 확실한 경우에는 이를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반면 자율신경(특히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흥분되거나 심리적으로 예민해
지는 경우에는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약물요법을 써야 한다.

이때는 교감신경차단제 말초혈관확장제 등이 처방된다.

신경이상이나 교감신경 과잉흥분으로 인한 것은 경우에 따라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혈관과 신경이상으로 인한 수족냉증에는 운동요법 물리요법 등의 재활치료
를 받는게 바람직하다.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전신건강의 개선을 위해 운동과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스트레스를 줄여 체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충분한 영양섭취도 중요하다.

신경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1 B12 등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즐겨야 한다.

또 고혈압 동맥경화도 장기적으로는 수족을 차갑게 하므로 과로 과음
흡연을 피하고 짜게 먹지 않는 식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옷을 많이 입거나 온욕으로 수족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콩기름 양배추 시금치 등의 음식도 냉증개선에 유익하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