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은 찬스에 강했다.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였지만 어쩌면 올시즌
"마지막 우승"이 될지도 모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비로 인해 경기가 8시간여에 걸쳐 치러졌으나 그것도 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펜실베이니아주 버클레이CC.

3라운드까지 합계 6언더파였던 김은 마지막에서 두번째조로 4라운드에
임했다.

김에게 고비가 된 곳은 17번홀(파4.3백75야드).

이때까지 김은 9언더파로 단독선두였다.

17번홀에서 김은 페어웨이 중간을 가로질러 흐르는 개울을 피한다고
3번우드로 티샷한 것이 개울속으로 굴러가버렸다.

김은 그러나 침착했다.

1벌타후 5번우드 서드샷을 그린에 올려 2퍼팅으로 마무리한 것.

보기로 스코어는 8언더파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1타차 선두.

열쇠는 18번홀(파5.4백 75야드)로 넘어갔다.

김은 2m버디 기회를 맞이했으나 그것을 놓쳐 8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

문제는 마지막조의 베스 다니엘과 헬렌 돕슨.

두 선수 모두 17번홀까지 7언더파였다.

18번홀이 "이지 홀"이기 때문에 연장전도 내다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승운은 두 선수를 외면했다.

다니엘은 약 2m, 돕슨은 1m 버디기회를 무산시키며 우승컵을 김에게
헌납하다시피했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