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하던 밤송이가 갈색빛으로 물들었다.

인내심 없는 조생종 밤은 벌써부터 떨어져 지천으로 깔려 있다.

따기는 커녕 줍기도 힘들 정도다.

양발 사이로 살짝 까보면 "쌍 밤"이 기다렸다는 듯 앞다퉈 튀어 나온다.

자녀들을 데리고 밤농원에 나온 어른들도 잠시 어릴적 추억에 젖는다.

중부지방 밤농장과 여행사를 중심으로 밤따기 행사가 한창이다.

산지에 직접 내려가면 밤따는 재미도 즐기고 햇밤도 맛볼 수 있다.

밤 주산지는 충남 공주 논산 부여 등이지만 경기와 강원 곳곳에도 밤농원이
적지 않다.

1시간 정도면 4kg 짜리 자루 하나는 거뜬히 채울 수 있다.

1만원 정도만 내면 자루 가득히 햇밤을 주워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경기 양평군 강상면 화양1리의 밤나무농원은 남한강변에 있어 풍치도
뛰어나다.

경춘관광을 이용하면 밤따기 행사후 하풍리 계곡으로 옮겨 식사와 자유시간
을 즐길 수 있다.

"새벽새"란 이름의 전통차 및 토속음식점에서는 밤수제비를 별미로 맛볼 수
있다.

2일과 3일 밤나무농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충남 논산 부적면의 밤나무 관광농원은 만생종인 일본산 은기밤이 많은
농장.

이 곳도 2,3일만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강원 횡성군 우천면 치악산 입구에 있는 새말관광농원은 30명 이상 단체만
받는다.

원하는 만큼 주워 갈 수 있는게 이 농원의 장점.

노인을 위한 옛날식 상차림의 점심도 제공한다.

이벤트업체인 놀이친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3일 밤줍기를 포함한 "농장
체험" 행사를 실시한다.

충남 아산군 배방면 제팬네마을 인산농원을 찾는다.

이 곳은 밤나무외에 타조 토끼 거위 사슴 등도 사육하고 있어 "농장체험장"
으로 제격이다.

놀이친구의 지도교사 한명이 10명의 아동을 보호하고 꼬리잡기 사방치기
줄다리기 등 전래놀이를 즐겨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서울답사회는 3일 충남 천안시 북면 유성농원을 찾는다.

유성농원은 특히 빌라와 대형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독립기념관과
유관순기념관이 주변에 있어 함께 둘러볼 만하다.

5인 이상 오면 10% 할인해 준다.

밤을 따러 갈 때는 운동화나 등산화를 준비하는게 필수다.

모자와 면장갑 긴바지도 준비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나뭇가지는 가급적 흔들지 말아야 한다.

갑자기 머리위로 떨어지면 예상치 않은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벌레나 해충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풀을 베지 않은 농원은 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풀을 제대로 베어 놓았는지 농원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한 빛깔의 밤이 훨씬 맛이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할 사항이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