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골퍼들 스코어를 흔히 망치는 플레이중 하나가 "에라 모르겠다"
샷이다.

티샷이 약간 휘며 오른쪽 숲 가장자리에 떨어졌다.

핀도 그린 오른쪽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홀 공략이 힘든 상황.

핀을 향해 쏘려면 페어웨이쪽으로 나와 있는 나뭇잎들을 계속 스치며 볼이
날아가야 했다.

이때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할까.

"핀까지는 불과 1백50야드. 내가 좋아하는 7번 거리다. 분명 나뭇잎에
걸릴 것 같은데 그냥 옆으로 뺄까? 아냐, 슬라이스를 걸면 파온도 가능하다.
슬라이스는 아마추어 구질. 이거 헷갈리네. 에라 모르겠다. 한번 쳐보지 뭐.
용기있는 자만이 파를 잡을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독자들의 예상대로다.

똑바로 치려하면 슬라이스가 나다가도 왜 슬라이스를 걸려 하면 볼이
똑바로만 나가는가.

볼은 나뭇잎을 스치며 떨어져 50야드 전진에 그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좋은 쪽으로만 쓴 것이다.

최악의 경우는 나무가지를 맞고 숲속 저 안으로 사라진다.

어떤 경우나 잘해야 더블보기이고 여차하면 "파x2"가 된다.

골프에 "에라 모르겠다" 샷은 없다.

샷을 하는 골퍼 자신이 모르는데 어떻게 결과를 추구할수 있는가.

골프는 언제나 "확실한 결정"이 최고다.

그리고 그 확실한 결정중에서도 "확실하게 겸손한 결정"은 더욱 좋다.

자신 없는 샷을 하다 트리플 보기를 한후에는 겸손한 결정으로 인한 보기가
너무 부러워 진다.

< 김흥구 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