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말복까지 지나 여름의 막바지에 이른 요즘.

아직도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날씨엔 차를 이용해 편하게 다녀오는 여행도 추억을 만들기에 부족함
이 없지만 다리 힘만으로 다녀오는 자전거하이킹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

원래 자전거타기는 노화방지와 성인병 예방효과가 있어 주로 40~50대
장년층이 즐기던 레포츠다.

특히 혈액순환, 심장과 폐 기능 향상, 정신건강 등에 좋은 전신운동이다.

몇해 전부터 레저.산악용 자전거가 유행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이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기도 하고 계곡을 따라 힘들게 올라가다 보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대도시에서 맛보지 못한 맑은 공기를 흠뻑 마시면서 페달을 밟다보면
저절로 다리에 힘이 붙는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자전거를 골라 은빛 동그라미에 몸을 싣고 페달을
힘차게 밟아보자.

자전거하이킹 장소로는 청평 죽령산, 아산 광덕산, 둔내 청태산, 제주도
행안도로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고의 명소는 뭐니뭐니해도 강원도 춘천지역의 강촌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강촌에 가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하나의 관습이 됐다.

특히 주말엔 사람보다 자전거가 더 많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자전거
천국"이다.

강촌엔 1.8k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비롯 4개 코스가 나름대로의 특색을 갖고
있어 각자의 취향과 체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제1코스는 강촌철교밑에서 춘천방향 강변까지의 구간을 들 수 있다.

거리는 짧지만 비포장이어서 약간 위험하다.

초보자는 될수록 피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 타는데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볼만하다.

구곡교부터 구곡폭포 주차장 아래까지가 제2코스.

유일하게 자전거전용도로가 갖춰져 있다.

구곡폭포까지의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오르 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힘들기는 하지만 최고의 자전거하이킹 코스로 손색이 없다.

제3코스는 강촌교에서 등선교 아래 강변까지 포장된 오솔길이다.

사람과 자동차 통행이 거의 없어 깨끗하고 한적하다.

강촌에서 의암까지 펼쳐진 절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초보자들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마지막 구간은 강촌역 아래에서 춘성대교 아래까지의 코스.

왕복 16km가 넘는 긴거리로 조를 만들어 경주를 하며 속도감을 맛볼 수
있다.

강바람을 맞으며 맘껏 페달을 밟아 보고픈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강촌에서 1인용 자전거 대여료는 1시간에 2천원.

강촌 자전거 대여소엔 2인용이 있어 연인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2인용은 시간당 4천원을 내야 한다.

< 강촌=강동균 기자 kd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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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명소 ]

강촌 주변에는 1박2일 일정으로 둘러보기에 부족할 정도로 볼만한 곳이
많다.

이중 대표적인 명소를 소개한다.

<> 구곡폭포 =봉화산 자락에 걸려 있는 높은 암벽을 타고 쏟아지는 물줄기
가 시원한 물보라를 뿌리며 더위를 식혀 준다.

주차장에서 폭포까지 15분 거리인 산책로가 우거진 나무 사이에 잘 닦여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나들이에도 좋다.

입구엔 번지점프장이 있어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 등선폭포 =삼악산 입구에 있다.

울창한 나무로 뒤덮인 협곡을 타고 5개의 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흥국사를 둘러보고 삼악산 정상에 가뿐히 오르면 북한강과 의암호 춘천시내
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변에 숙박시설이 많으며 대형주차장도 있다.

<> 중도 =춘천에서 젊은이들이 마음껏 기운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면
청평사와 중도를 들 수 있다.

청평사엔 고려시대 탄연과 이암의 글씨가 남아 있다.

94년 설치된 범종의 맑고 투명한 소리가 청평사 계곡을 따라 울려 퍼진다.

중도에선 선사시대 유적지를 둘러보면서 자전거타기 배구 족구 축구 수영
보트타기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 짚다리골 휴양림 =춘천댐에서 11km만 들어가면 닿는다.

깊고 높은 숲보다는 깨끗한 물과 다양한 수종이 특징이다.

풍부한 산소를 마시면서 삼림욕을 할 수 있는 3km의 산책로가 있다.

졸참나무를 포함한 참나무류가 80%로 주종을 이루고 있다.

잣나무 물푸레나무 계수나무 등 30여종의 나무와 패랭이꽃 금난화 등
40여종의 식물을 관찰할 수 있어 자연학습장으로도 유용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