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는 언제나 스토리를 양산한다.

다음이 지난주 대회들의 메시지이다.

<> 2라운드까지 1오버파

스윙은 몸으로 하지만 스코어는 머리와 가슴으로 결정된다.

5홀을 남기고 3타차 단독선두였던 로라 데이비스(영국)는 17, 18번홀 연속 3
퍼팅 보기로 무너졌다.

반면 캐리 웹(호주)은 마지막 5개홀에서 4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대역전에
성공했다.

뒤모리에클래식에서 나타난 이같은 해프닝은 과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이러니컬하게도 웹의 우승은 첫라운드의 1오버파 73타에 기인한듯 하다.

메이저 무승이 유일한 약점이고, 그래서 그 부담으로 인해 메이저대회마다
부진했던 웹.

그는 2라운드에서도 72타를 치며 우승은 물건너 간 셈이 됐다.

그러나 우승 압박감이 사라지자 꺼꾸로 "맘 편한 골프"가 스코어를 치솟게
만들었다.

3, 4라운드 연속 6언더파 66타는 "사리진 부담 덕분"으로 밖에 설명할수
없다.

웹의 막판 추격이 없었던들 로라 데이비스의 막판 몰락도 없었을게 분명
하다.

"어느곳으로 부터도 압박감은 없었다"는게 웹의 코멘트.

그리고 데이비스는 "나보다 뛰어난 선수에겐 패할수 밖에 없다. 퍼팅이 내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얘기들이 바로 양극화된 골프를 증명한다.

<> 어느땐가 그런 날이 오면...

김미현은 날이갈수록 "경기자체에서 배우며 크고 있는 모습"이다.

2라운드부터의 3연속 69타는 "투어에서의 완전 정착"을 의미할듯.

메이저뿐만아니라 어느대회든 신인의 톱10은 기대이상의 성취.

성급한 마음에 우승을 바란다면 "60대 중반 스코어가 자주 튀어 나와야
한다"는 것.

컨디션 좋은 어느땐가 그런 날이 온다면 우승경쟁 모습도 기대된다.

<> 아들의 도리

PGA투어 그레이터 핫퍼드오픈에서 그랜드 게이버거(31, 미국)의 첫승도
의미심장하다.

그의 부친은 저 유명한 "Mr.59"인 알 게이버거.

아버지가 지난 77년 데니토머스 멤피스클래식에서 사상 최초로 60의 벽을
깬지 22년만에 아들도 투어를 정복했다.

"아버진 최종일 전날 밤 통화에서 "끝까지 참으라"고 말씀하셨다. 경기내내
내 뒤통수에선 아버지의 속삭임이 들렸다. 그런 느낌들이 날 고무시키며
꾸준히 전진케 했다"

골프에선 "아버지만큼의 아들"이 거의 없다.

그러나 브렌트는 가장 어려운 성취인 투어 첫승으로 아들의 도리를 다한
셈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