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 땅으로 떠나는 드라이브는 목가적 분위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기회다.

잔잔한 남한강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속에 묻힌 명소들이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유 있는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여주 하면 먼저 떠오르는 명소는 고찰 신륵사.

남한강변에 우뚝 솟은 봉미산(1백55m) 자락에 위치한 절이다.

여름이면 울창한 숲 그늘에 경내가 가리우고 남한강을 한바퀴 굽이쳐
만들어진 강변 유원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강바람에 흩날려 가끔씩 떨어지는 나뭇잎은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천년 고찰 신륵사는 고려말 나옹화상의 전설같은 이야기와 관련된 유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절이다.

나옹화상은 절에서 멀지않은 남한강변에 있는 말의 형상을 한 마암에서
용마가 날뛰자 신비로운 굴레를 가져다 씌워 양순하게 만들었다는 말이
전해온다.

나옹화상이 입적하자 그를 흠모하던 고려 우왕이 사리탑을 세우고 사찰을
중창해 이때부터 절의 이름이 신륵사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나옹화상을 다비하던 강변의 반석 위에는 높이 9.4m의 다층석탑이 세워져
있고 바로 아래 육각정이 있어 시원스레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낭만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조선 성종 때는 영릉의 원찰로 삼아 절 이름을 보은사라고 고쳐부르기도
하는 등 왕실의 보호를 받아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릴 만큼 번창했다.

경내에는 목조 아미타삼존불상이 봉안된 극락전을 비롯해 조사당, 다층전탑,
다층석탑, 대장기비, 보제존자 석종, 석종비, 석등 등 보물 7점이 있다.

이밖에도 강월헌 구룡부 명부전 십왕전 산신당 등 부속건물이 있다.

특히 강변 동대위에 세워진 6각정자인 강월헌은 운치가 넘친다.

이태조가 심었다는 향나무, 나옹선사의 지팡이가 싹터 자랐다는 은행나무와
함께 무학대사가 스승을 모실 조사당을 건립하고 심었다는 5백년생 종향나무
도 볼만하다.

여주 나들이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조선조 제4대 세종대왕과 제17대 효종임금의 능인 영릉.

두 능의 이름이 모두 영릉이어서 이를 쌍릉이라고도 부른다.

영릉은 세종대왕과 왕비 소헌왕후를 합장한 능이다.

이 능은 서울 강남구 내곡동 헌릉 서쪽에 있었으나 1649년 이곳으로 옮겼다.

조선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능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합장릉이므로 2개의
상석이 있다.

주위는 12개의 돌기둥을 세워 12간지를 표시했고 돌난간으로 연결시켜
놓았다.

또다른 영릉은 효종과 인선왕후 장씨를 모신 능으로 1673년 양주 건원릉에서
옮겨왔다.

바로 언덕 하나를 두고 위치해 있는 세종대왕의 영릉이 많은 사람이 찾는
잘 꾸며진 관광지와 같다면 효종의 영릉은 한적하고 전원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다른 능과 달리 쌍릉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이하며 또한 어느 왕릉에서도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없는 재실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행랑채 한가운데 솟을대문이 있고 중문을 지나 그 안에 재사가 있다.

동서로 전사청 향대청 제기고가 있고 마당에는 소나무 느티나무 향나무 등
고목이 울창하다.

잘 단장된 두 영릉은 우거진 노송과 넓은 잔디밭, 관목숲 사이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가족이나 연인들의 주말 나들이 코스로 아주 좋다.

이외에도 기념관에는 유품이 전시되어 있어 자녀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다.

< 이준애 한경자동차신문 출판부장 >

[ 들러 볼 만한 곳 ]

인근에 목아불교박물관과 여주도요단지가 볼거리다.

90년 3월 개관한 목아불교박물관(0337-885-9952)은 목조각가인 박찬수 관장
의 작품들과 그가 수집한 불교에 관한 유물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아름답게 단장된 박물관 3층 건물로 지하를 포함해 4개층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주읍내에서 서북쪽으로 약 3km 정도 떨어진 북내면 오학리 오금리 현암리
천송리 지내리 일대 6백여개의 도자기 공장이 모인 도요촌 역시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고려청자 이조백자 생활자기 화분류 등을 생산해 내며 도자기종합전시관
외 20여개 개인전시관이 북내면 오학리에 있다.

신륵사관광지 입구나 시내에 전시판매장이 곳곳에 있다.

문의 :여주민속도자기조합(0337-885-3937)

[ 식사는 어디서 ]

신륵사 입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음식점이 즐비하다.

이들은 대부분 남한강에서 잡아올린 쏘가리 붕어 잉어 등 민물고기를 재료로
한 매운탕집이다.

이곳에서 잡힌 고기는 해감내가 없고 달착지근해서 그 맛이 별미로 손꼽힌다

용궁식당(0337-885-2604)이 유명하다.

색다른 맛을 즐기려면 여주토끼 농장에서 운영하는 농원가든(0337-883-1772)
도 괜찮다.

토끼 숯불구이, 토끼 주물럭 등 토끼고기를 맛볼 수 있다.

토끼고기는 콜레스테롤이 없는 저지방 고단백식품.

[ 어떻게 가나 ]

영동고속도로 여주 인터체인지를 나와 국도 37번을 타고 여주.양평 방면으로
향한다.

4.3km 정도 가면 만나는 첫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영릉이, 우회전해 외곽
도로를 따라 달리면 여주대교를 건너 신륵사에 이른다.

여주대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 80m 들어가면 신륵사 주차장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울 강남터미널, 상봉시외버스터미널에서 여주행
버스를 탄다.

여주터미널에 도착하면 터미널에서 북내 상천 방향 시내버스로 갈아타
신륵사 입구 천송2리(내세)에서 하차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