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란 것은 마음 심자 하나에 있습니다.

마음의 눈만 뜨면 일체 만법을 다 알수 있는 것입니다.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이 바로 견성입니다.

마음의 눈을 바로 뜨는데 가장 빠른 길은 화두를 잡는 것입니다.

화두란 것은 잠이 깊이 들어서 일여한 경계에서도 모르는 것이고 거기에서
크게 깨쳐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지런히 화두를 참구해 잠이 꽉 들어서도 크게 살아나고 크게
깨쳐야지요.

화두를 바로 아는 사람, 마음의 눈을 바로 뜬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 성철스님의 법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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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산사는 노을이 빨리 찾아온다.

달빛이 비치는 산사의 밤은 그야말로 적막이다.

들리는 것은 계곡의 물소리와 바람소리뿐이다.

이 소리를 들으면 도시생활에 지친 육체의 피로와 속세의 번뇌는 씻은 듯
사라진다.

"짧은 출가 긴 깨달음"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휴가기간동안 잠시간의 "출가" 경험을 통해 이러한
화두를 찾고 눈을 바로 뜨게 하는 여름 사찰수련회가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수련회는 3박4일이나 4박5일의 일정으로 주로 7월 중순부터 8월까지
몇 차례에 걸쳐 열리고 있다.

처음에는 송광사 해인사 통도사 등 일부 대사찰을 중심으로 참선과 예불
묵언 참회 강의 등으로 이뤄지다가 최근에는 전국의 각 사찰로 확대되고
있다.

프로그램도 초등 중등 대학생및 일반인 등 연령별 성별 직업별로 세분화되고
있다.

산사에서의 수련은 물론 짧은 기간이지만 불가의 엄격한 법도와 출가사문의
칼날같은 정진을 체험한다.

몇시간씩 앉아 있어야 하는 좌선이 가장 어려운 과정.

잠깐이라도 졸다 보면 지도스님의 죽비가 어김없이 어깨를 내리친다.

물론 요가나 불화그리기 등산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수행기간동안은 술 담배는 물론 신문이나 TV 라디오 전화 등이 모두 단절
된다.

예불시간에 1백8배에서부터 3천배까지 올리도록 하는 곳도 있다.

최근들어 일반인은 물론 신부 수녀 정녀등 타종교 성직자들과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다.

여름 수련회 전통이 가장 오래된 송광사는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는
묵언수행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분위기가 엄해 수련회중 지켜야 할 계율을 어겼을 경우 1백8배
참회를 해야 한다.

해인사 수련회는 팔만대장경을 소장한 사찰인 만큼 불교 경전을 베껴쓰며
절을 하는 일사일배 프로그램이 특이하다.

백양사 수련회는 서옹 고불총림 방장스님의 지도로 진인, 곧 본래의 나를
찾자는 주제로 여름수련회가 펼쳐지며 용주사는 효행을 주제로 마련된다.

송광사의 경우 일찌감치 접수가 마감됐다.

나머지 사찰은 아직까지 여유가 있는 상태다.

이밖에 청소년 들을 대상으로 신심을 배가시키는 파라미타 연합캠프도
마련되고 있다.

법승 조계종 총무원 기획국장은 "화두 하나를 들고 좌선에 들어보는 여름
수련회에서 산사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면 참자신을 깨달을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다시 태어난 나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