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내용을 만들어 내는가.

어쩔수 없는 "해외 탈출의 필요성"은 최경주 우승이라는 쾌거와 연결됐다.

이는 최경주 개인으로서도 인생 최대의 성취.

여기에 한국남자프로골프 입장에서도 국제무대 진출에 큰 자신감을 얻었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남자프로골프는 지난해 IMF의 여파가 금년에 더욱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년 남자프로대회수가 서너개에 불과하다면 선수들은 외국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도전한다고 다 이룰수 없는 것이 골프라고 볼때 최의 우승은 가장
기막힌 시기에 가장 절실한 우승을 쟁취한 셈이다.

최는 향후 2년간의 투어 시드권을 확보, 김종덕 모중경과 함께 일본남자투어
의 "한국 그룹"을 형성했다.

이는 우승보다 값진 "기회의 쟁취".

시드권확보야 말로 최경주 골프인생을 1백80도 바꿔 놓을 수 있는 최고의
보너스다.

이제 한국남자프로들도 "여자프로들과 같은" 일본정복의 발판을 구축했다.

그것은 20여년전 구옥희의 도전이 오늘의 일본내 한국여자골프를 만든 것과
마찬가지이다.

김종덕을 시작으로한 최경주의 연결은 남자들의 일본 PGA도전을 더욱 부추길
것이 틀림없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