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가 저리고 힘이 빠지며 얼굴이 기울어진 것같은 느낌이 자꾸 드는 탓에
혹시 중풍이 아닐까 걱정돼 찾아오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런 증상은 중풍과 같이 뇌속의 혈관장애로 오지만 경추등 척수에 고장에
있다든지 사지의 말초신경이나 말초혈관에 이상이 있을때도 나타난다.

중풍이 올때엔 여러가지 예비신호가 나타난다.

손발이 저리거나 힘이 빠진 것같고 얼굴이나 입술주위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혀가 굳은 듯하며 말을 더듬게 되는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어지럽고 눈에 물체가 둘로 보이는 현상도 생긴다.

하지만 평소 혈압이 높지 않고 심장병이나 당뇨병을 앓은 적이 없고 혈액에
기름기가 많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중풍이 아닐 수 있다.

중풍으로 오는 팔다리의 저림증이나 마비증상은 주로 몸의 한쪽 반신에 오는
경우가 특징이다.

반면 목뼈의 노화로 오는 대개의 경추증은 어깨에서 팔 손가락으로 전기가
찌릿하듯 통증이 나타난다.

흉추 이하의 척수에 장애가 생겨 일어나는 저림증은 대개 좌우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당뇨병처럼 말초신경장애에 의한 것은 부분적으로 손가락 팔 발이 저린다.

때로는 양쪽 손발이 함께 저려온다.

이는 당분의 대사장애가 말초신경에 직접적인 영양장애를 일으켜 저림증이
오는 것이다.

오래되면 동맥경화를 일으켜서 결국 중풍이 오고 만다.

아침에 세수하려고 찬물에 손을 담그면 새파랗게 질려 저려오는 레이노병도
있는데 이는 가느다란 말초혈관이 수축한채 확장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다.

혈관의 수축 이완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있을때 잘 나타난다.

한편 얼굴이 심하게 삐뚤어져 보이는 안면마비증은 대개 중풍과는 관계없이
추위 감기 귀병 등으로 오는 말초신경마비다.

이때 한쪽 이마의 주름이 잘 안잡혀지게 된다.

반면 중풍처럼 중추신경마비에 의한 것은 주름살이 정상으로 잡혀있는게
특징이다.

이밖에 저림증은 산후풍 중증신장병 약물중독 등 여러요인으로 나타난다.

중풍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감별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한랭한 곳을 피하고 피로를 줄이며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다.

술 담배를 금하고 가벼운 운동이나 마사지로 심신을 가볍게 유지한다.

기혈을 잘 돌게하는 한약으로 몸이 실해 심장에 열이 있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우황청심원,반대로 몸이 허하고 냉하며 혈압이 낮은 사람은
사향소합원이 적합하다.

< 이경섭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