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로 많은 버디

"버디는 OK. 그러나 보기가 너무 많다"

이것이 박세리 골프의 전형이다.

박세리의 98시즌 총 버디는 3백37개이다.

이는 투어 프로들중 세번째로 많은 버디.

그러나 보기숫자를 따지면 얘기가 반전된다.

박은 시즌 총 보기숫자에서도 2백43개로 톱10 선수중 가장 많다.

상금랭킹 1위 소렌스탐과는 무려 99개의 차이이다.

더블보기 이상의 숫자도 가장 많다.

박이 더블보기 이상을 기록한 횟수는 23번.

이는 팻 허스트(상금랭킹 8위)와 더불어 랭킹 20위까지 선수중 "가장 잦은
몰락"이었다.

선수마다 출전대회수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가 정확하지 않다는 생각은
부질없다.

버디나 보기기회는 언제나 공평하기 때문이다.

<>보기의 두가지 요인

"버디많고 보기 많은 골프"는 분석이 흥미롭다.

프로들의 대표적 보기유형은 드라이빙 미스로 인한 "어쩔수 없는 보기"와
"1m 안팎의 쇼트 퍼트 실패" 등 두가지이다.

박의 보기 역시 이 두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드라이빙 정확도 랭킹이 95위(68%)라는데서 전자의 요인이 설명된다.

드라이빙이 휘니까 "원초적 보기"는 물론 더블보기 이상이 많아진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쇼트퍼팅쪽에 있다.

박의 중거리 퍼팅은 괜찮다.

중거리 퍼팅이 취약하면 그렇게 많은 버디를 잡을수 없다.

취약점은 모두가 느끼듯 쇼트 퍼팅, 그것도 파세이브 퍼팅에 있다.

같은 1-2m 퍼팅이라도 버디는 넣고 파세이브는 실패하기 때문에 보기가
늘어난다.

매치플레이에서 "비기는 퍼팅"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박도 비슷한 흐름
이다.

박의 쇼트퍼팅부진은 어쩌면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문제일지 모른다.

박의 퍼팅개선 모티브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박세리의 나홀로 연습

결론은 다음과 같다.

"가장 긴 샷(드라이빙 정확도)을 잘치고 가장 짧은 샷(파세이브 퍼팅)을
잘 치면 두말없는 정상이다"

이는 평범한 진리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박세리가 "평범치 않다"는데 있다.

박세리는 올 겨울 코치나 매니저 없이 홀로 연습했다.

또 계약을 둘러싼 삼성과 IMG의 협상도 아직 타결되지 않고 있다.

다급하다고 생각됐는지 부친 박준철씨가 그 모든 역할을 대신하겠다며
1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모두는 분명 경기력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투어 개막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해결해야할 것이 남아있다는 사실은 비록
심리적으로라도 "전력의 분산"을 가져 올수 밖에 없다.

솔직히 요즘 상황은 "긁어 부스럼"이다.

선수측 입장에서는 할말이 있겠지만 "기적적 성취를 이룬" 지난해 스탭진을
교체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제 며칠있으면 첫 대회가 시작된다.

골프는 심리적 안정이 최우선 요소.

"영광이 계속되려면" 체제부터 시급히 정비돼야 할 것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