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흠뻑 빠져 방학을 보내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이런 학생들은 컴퓨터를 하느라 밤을 꼬박 새고 낮에는 잠만 잔다.

안좋은 경우 학업에 대한 욕구가 떨어지고 폭력적이고 성적으로 불건전
해지며 개학날이 다가오는게 두려워지게 된다.

이처럼 컴퓨터에 대한 탐닉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경쟁적이고 복잡한
현실로부터 벗어나 외부세계와 단절된 가상현실로 도피하고 싶은 무의식
때문"이라고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신지용교수는 설명했다.

가상현실안에서는 간섭이 없고 무한한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

신 교수는 컴퓨터탐닉증의 가장 심각한 폐해로 자폐적 행동양상을 꼽았다.

그는 "청소년기부터 가상현실에 몰입하면 또래집단과의 대인관계가 원만
하지 않아 사회성을 키울수 없다"며 ""혼자서만 잘 노는 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 부모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폐증세가 심해지면 컴퓨터나 TV에 대한 비생명체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부모 형제를 포함한 모든 인간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지게 된다.

나중에는 가족 친구 직장동료와의 만남이나 대화가 부담스러워지고 사회
생활에 대한 적응력이 결여되며 정신분열증적 성격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컴퓨터게임 도중 강한 광선에 의한 자극으로 간질발작의 하나인
"닌텐도증후군"에 걸릴 수도 있다.

청소년의 컴퓨터탐닉증은 입시에 따른 과도한 부담감과 학교생활 부적응
에서 오기 때문에 부모가 대화를 통해 이런 심리적 갈등을 풀어줘야 한다.

신 교수는 "평소에 자녀를 존중하고 확고한 원칙아래 교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부모들이 "다른 애들도 다 그런데요"라는 타협적이고 안이한
교육자세는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자녀교육에 대한 자신감은 부모의 뚜렷한 자기확신에서 비롯되므로
"내가 아이에게 심하게 대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무소신은 버리는게 좋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운동과 취미생활을 통해 청소년들의 가상현실에 몰린 관심을
건전한 방향으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권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