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세리와 나의 기량대결에 흥미를 가지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저는
세리를 의식하기보다는 어떤 선수가 됐든 정상을 의식하고 투어에 임할
것입니다"

미국LPGA투어 데뷔대회를 10여일 앞둔 김미현(22)의 각오다.

"박세리의 뒤를 따르는 한국선수"가 아니라 바로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믿음직하다.

김은 지난해 11월말 미국으로 건너가 LA에서 보름정도 머무르다가 지금은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인소유 골프장에 진을 치고 있다.

99투어의 첫 세개 대회가 플로리다에서 열리기 때문에 일부러 그곳으로 간
것이다.

"투어 개막전인 이노규럴대회와 그 다음주에 열리는 네이플스 메모리얼
대회에 출전합니다. 세번째 대회인 오피스데포는 지난해 성적에 의거해
출전자가 가려지기 때문에 나가지 못합니다"

김은 벌써 이노규럴 개최장소인 그랜드 사이프러스코스에서 세번 라운드
했으며 지금은 메모리얼대회 개최장소에서 연습라운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코스 모두 난이도가 높습니다. 그랜드사이프러스는 코스가 넓고 긴
편입니다. 러프도 아주 깊습니다. 반면 네이플스코스는 페어웨이가 좁습니다"

김은 첫 2개 대회를 치른뒤 2주 쉬고 한국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LA로 가
LA여자오픈에 출전한다.

김은 그러나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하와이언오픈에 출전하지 않고 2월25일
호주여자오픈에 나간다.

하와이로 갔다가 호주로 이동하다 보면 시차적응때문에 두 대회 모두
실패할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하와이언오픈 출전이 확정된 박세리-한희원과의 라이벌대결은 일단 무산된
것이다.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다이나쇼에 나가는 것이 시즌초반 목표입니다.
지금은 대회 출전여부를 알수 없습니다. 지난해 랭킹이 없기 때문에 그대회
전까지의 성적에 따라 출전자가 가려지거든요"

김은 아직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

지난해말 한국에서 모기업과 계약이 성사단계에까지 이르렀다가 최고경영자
가 바뀌는 바람에 원점으로 돌아가버렸기 때문이다.

캐디와 매니저는 확보했다.

전속캐디는 티칭프로출신의 제프 킹(26)이고 매니저는 LA에서 사업을 하는
재미교포 앤디 강(51)이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미국투어에 나선 김미현.

그것이 자극제가 될지, 마이너스요인이 될지 개막전이 끝나면 알수 있을
것이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