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돌기 시작한 감기가 한달이 다되도록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직장이나 가정에서나 눈물 콧물 기침 가래로 고생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번 감기의 가장 큰 특징은 증상이 오래 지속되고 다 나은 뒤에도 합병증
이 상당기간 뒤따른다는 점.

이 때문에 환절기에 으례 찾아오는 감기치고는 독하기 이를데 없다고
환자들은 입을 모은다.

감기의 예방 및 치료법, 감기의 온상인 탁한 실내공기 맑게 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 감기의 예방 =평소 적절한 식사와 운동으로 기초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고 갑작스런 과로 과음을 피한다.

외출후 양손을 씻는 습관을 갖는게 매우 중요하다.

악수를 하거나 문고리 차량손잡이 계단난간을 잡다보면 손에 감기를 전염
하는 바이러스가 묻기 마련이다.

황사나 먼지에 의해서도 바이러스가 옮는다.

이 손으로 코나 얼굴을 만지면 감기가 전염되기 쉬우므로 피해야 한다.

코감기를 일으키는 라이노바이러스는 생체밖에서도 4시간 동안이나 생존이
가능하다.

0.9%의 묽은 소금물로 코를 자주 씻고 포타딘용액 등으로 입을 하루에
한두번 헹궈주면 금상첨화.

일교차가 심하면 인체 저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옷을
두툼히 입고 다녀야 한다.

특히 한방에서는 목주위가 추위에 노출되면 감기에 걸린다고 보고 있다.

목을 따듯하게 하고 목욕 직후에는 외출을 삼가는게 좋다.

학교 유치원 직장 등 좁은 실내공간안에서는 바이러스가 돌아 다니므로
격리치료가 필요하나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

따라서 개인 및 주변환경위생에 철저를 기하는게 최선이다.

<> 약물치료 =확실히 낫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병원에서 주사를 맞는 방법을
택한다.

주사로는 항생제와 해열진통제가 주로 처방되는데 성분은 먹는 약과 비슷
하다.

그러나 효과가 빠른 만큼 부작용도 크다.

항생제주사는 기관지염 등으로 인한 2차감염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잦게 되면 항생제 내성만 키운다.

해열진통제는 인체 스스로 열을 발산해 바이러스와 싸우는 생리작용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결점이 있다.

1) 해열진통소염제 :아스피린 타이레놀 부루펜 피록시캄 등이다.

해열 진통효과는 비슷하며 장기복용시 속쓰림 구역질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소염작용은 아스피린과 부루펜이 우수하다.

어린이들이 수두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아스피린
을 먹으면 뇌가 손상되는 레이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피하는게 좋다.

2) 항히스타민제 :콧물이 나오고 코가 막히고 피부가 가려울 때 복용한다.

세트리진 테르페나딘 세트리진 에바스틴 등이 있다.

원래 알레르기약으로 개발됐지만 감기에도 응용되고 있다.

졸리거나 목이 마른 부작용이 있어 운전자 천식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제3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부작용은 적지만 증상완화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게
흠.

비강에 뿌리는 비충혈제거제를 3일 이상 쓰면 비충혈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3) 진해 거담제 :<>해소중추를 억제해 기침을 억제하는 덱스트로메트로판,
코데인 <>가래의 분자구조를 끊어 배출을 유도하는 아세틸시스테인
카르복실메틸시스테인 암브록솔 브롬헥신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해 주는
살부타몰 등이 있다.

초기에는 물을 많이 먹고 생약성분의 기침약을 복용하면서 기관지과민성을
약화시키고 가래가 자연스럽게 배출되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

아주 참기 힘든 기침과 가래에는 원인에 맞게 약을 쓰는게 중요하다.

담분해성 거담제를 오래 쓰면 정상적인 후두 및 기관지점막이 손상될 수도
있다.

4) 항생제 :의학계에서는 사용여부에 대해 이롭다는 의견과 무익하다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전염성 난치성 만성의 지병을 갖고 있으면 항생제 사용이 어느 정도 필요
하다.

5) 기타 :저항력을 높여주기 위해 비타민A와 C, 베타카로틴, 아연, 구리,
멜라토닌을 단기간 다량 복용하는게 유익하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외신에서는 이들 성분의 획기적 치료효과가 보도되고 있으나 과학적으로
확증하기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

<> 민간요법 =차류로는 칡차 생강차 귤차 모과차 계피차 인삼차 등이
꼽힌다.

가정에서는 생강 3쪽과 파뿌리 3쪽을 물 3홉에 넣고 달여 마신다.

또는 연뿌리즙과 생강즙을 2대1로 섞어 뜨거운 물에 탄 후 소금을 조금
넣어 마신다.

배즙이나 무즙에 꿀을 타 마시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소음인은 천궁계지탕 곽향정기산 향소산, 태음인은 마황발표탕 갈근해기탕,
소양인은 형방폐독산 등이 쓰인다.

민간요법 및 한방의 핵심은 편안하게 잠자고 사기를 배출하며 혈액순환촉진
을 유도하는데 있다.

한편 열이 있는 사람은 꿀이나 인삼을 피하고, 기가 허해 은행 살구씨
도라지 등에 과민반응을 보이면 삼가야 한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