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C의 퍼팅이 계속 짧았다.

볼은 항상 홀을 향해 굴러 갔으나 홀 10cm나 20cm 전에서 멈춰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버디를 잡았구나"하는 순간 볼이 불과 몇cm 덜 구르며 서버리니 치는 사람
입장에선 열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게임 종반들어 C는 "특별히 신경쓰며" 홀을 지나가는 퍼팅을 했다.

볼은 홀을 1m나 지나쳤다.

C는 "오늘 거리감이 이제야 조절되는구나"하며 시원해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1m 리턴 퍼팅이었다.

떨어질 것 간았던 C의 1m퍼팅이 다시 10cm 짧으며 홀인에 실패한 것.

이 모습을 본 친구가 말했다.

"첫 퍼팅이 길면 뭘하나. 두번째가 짧으면 똑 같은 거지"

이 스토리의 교훈은 "얼 차려"이다.

꼭 한가지 다짐해야 할 것이 있을 때 골퍼들은 그 횟수가 단 한번에 그친다.

한번 쳐서 성공했더라도 다음 샷에서는 그걸 다시 잊어 먹으며 종전의 실수
를 되풀이 하는 것.

그날의 퍼팅 거리감이 항상 짧으면 "길게 친다"는 것을 연속 세번 정도는
정신차려 기억하며 플레이해야 한다.

세번 연속이상 그렇게 치면 기억력이 그걸 유지시키며 느낌을 컨트롤 한다.

드라이버나 아이언샷도 마찬가지.

아이언샷 방향성이 나쁠 경우 그건 필경 몸이 빨리 돌기 때문.

따라서 임팩트후까지 몸을 더 잡아둔다고 다짐해야 하는데 그때도 칠때마다
"얼 차려"를 기억하며 실제 그같은 샷을 해야 하는 것.

골퍼들은 치는 방법을 알면서도 실제로는 스윙 순간 원인을 잊고 미스샷을
내는 것으로 미스샷은 스윙 잘못이라기 보다 정신을 차리지 않은데 기인한다.

정신만 차리면 스윙은 제대로 이뤄지게 돼 있다.

< 김흥구 골프전문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