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북서쪽에 위치한 교동도는 옛날 중국과의 해양 교통로이자 연산군
안평대군 등 왕족의 유배지로 유명한 곳이다.

또 최상품으로 평가받는 강화쌀의 대부분이 이 곳에서 나온다.

교동도는 관광버스의 요란한 노래소리, 음식점들의 호객행위 등도 없는
전원풍의 평범한 섬이다.

그래서 교동도 나들이는 차분하게 섬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가치를 음미해야
한다.

교동도에서 눈길을 잡아 끄는 곳은 고구리 저수지 뒤 화개산 자락에 있는
천연기념물 백로 서식지다.

이 곳은 아직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저수지에서 바라보면 나무위에 즐비하게 늘어선 백로들의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백로들은 4~5년전부터 모여 살기 시작했다고 주민들은 이야기한다.

백로들이 먹이를 구하고 돌아온 오후 6시가 넘으면 그 수는 무려 1천여
마리에 육박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백로들의 울음소리가 산과 마을을 뒤흔든다.

교동도는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석리 망배단에 서면 황해도 연안읍이 육안으로도 관찰된다.

연안읍에서 운행되는 기차의 기적소리도 간간히 들려 실향민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자주 찾는다.

교동도로 오는 도중 김포에 위치한 애기봉 전망대에서도 북한 판문군(종전
개풍군) 해물마을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교동도에는 중종반정으로 폐위된 연산군이 귀양와 두달간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교동면 읍내리 민가옆에 자리잡은 부근당(부근당)이 그곳이다.

부근당에는 연산의 초상을 봉안하고 원혼을 위로했다고 하나 현재는 대원군
초상을 모시고 있으며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바라는 당집으로 변해 있다.

당내 왼쪽 벽에는 다산을 기원하는 뜻에서 나무로 깎은 성기 3종류가 걸려
있어 흥미롭다.

부근당에서 2백m정도 내려가면 연산군이 산 집터와 우물이 나온다.

연산군이 마셨다는 우물은 속에서 오동나무가 자라나 신비한 모습을 하고
있다.

부근당 주변에는 조선 인조때 만들어진 교동읍성의 남문이 있다.

<> 특산품 =강화쌀은 찰지고 윤기가 흘러 최상품 대접을 받는다.

농협(032-933-5085)에 들르면 20 짜리를 시중가보다 4천~5천원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월선포 인근 상용리에 가면 주민들이 왕골로 만든 화방석 꽃삼합 보석함
등을 20%가량 싸게 살 수 있다.

또 상용리에는 비누 등을 쓰지 않아도 피부가 매끈매끈해지는 온천이 있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김포를 거쳐 강화대교~강화읍~하점면까지 48번
국도를 따라 쭉 가면 된다.

강화대교가 개통돼 예전처럼 막히지 않는다.

하점사거리에서 3백1번 국도로 좌회전해 가면 창후리 화개해운 여객터미널
(032-933-4268)이 나타난다.

교동도에는 특별한 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에 차를 배에 싣고 가져가는게
좋다.

배는 오전7시30분부터 오후6시30분까지 매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소요시간은 15~20분이다.

요금은 어른 7백50원이며 승용차는 1만2천원, 15인승은 1만3천5백원이다.

썰물일 때는 배를 운항하지 못하므로 미리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여행문의 국토문화연구회 옛돌(02)275-4333

< 교동도=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