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골퍼들의 어프로치샷은 항상 짧다.

골퍼들도 그런 경향을 알고 있지만 실제상황에서는 역시 어프로치가 홀에
못미친다.

특히 그린사이드에서 치는 10-20m짜리 어프로치샷이 홀에서 3m이상 모자르면
그보다 더 화가 나는 일이 없다.

어느날 P의 골프가 그랬다.

그는 길게 치자고 다짐했으면서도 무려 14개홀동안 항상 볼이 짧았다.

그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 짧은 어프로치후 2-4m 거리의 퍼팅은 하나도 안들어갔고 심지어는
3퍼팅까지 겹치며 더블보기까지 했다.

그는 15번홀에서 단단히 마음 먹었다.

"이 홀에서도 짧으면 채를 부러뜨리겠다"는 식.

그런 다짐때문이었는지 그의 15번홀 어프로치는 홀을 지나쳤다.

그러나 지나쳐도 3m나 지나쳤기 때문에 홀에 못미친 경우와 별반 나은게
없었다.

더욱이 홀을 오버한후의 퍼트는 휘어져 들어가야 하는 내리막 퍼팅이었다.

교훈은 그 퍼팅에서 얻어졌다.

그의 그 고약하기 그지 없는 내리막 퍼팅이 실로 오랫만에 "뗑그렁"소리를
낸 것이다.

P는 다음의 결론을 얻었다.

"어프로치를 라운드중 처음으로 과감히 치자 기분이 좋아졌다.

홀에서 벗어난 거리는 짧았던 경우와 비슷했지만 일단 길게 친다는 다짐이
실현되자 일시에 마음이 편해진 것.

그 어려운 퍼팅이 들어간 것도 바로 그같은 기분전환에 기인한다.

이는 의도대로 하다가 거리감만 틀린 것이 의도와 거리감이 모두 틀린
것보다 훨씬 그다음 퍼팅을 좋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짧은 어프로치샷은 그샷 자체뿐만 아니라 퍼팅 안정을 위해서도
의도한대로의 넉넉한 접근이 필요하다"

< 골프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