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대회에만 드라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아마골프에서도 언제든지 드라머가 나타날수 있다.

지난 주말에 그런 사례가 있었다.

네명의 골퍼가 두사람 한팀이 돼 홀매치로 팀대항 골프를 쳤다.

최종 18번홀을 앞두고 A와 B가 C와 D에게 이길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두사람 모두 최종홀에서 버디를 잡는 것뿐이었다.

파4인 18번홀 플레이를 앞두고 A와B는 "절대 포기는 없다"고 다짐했다.

그들은 버디찬스를 만들었다.

A가 5m, B가 6m인 그 버디 거리는 상식적으로 모두 들어간다고 보기가 극히
힘들었다.

특히 B의 퍼팅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야하는 아주 어려운
퍼팅이었다.

그러나 골프의 결과는 언제나 예측불허이기 마련.

두사람은 그 버디 퍼팅들을 "약속이나 한듯" 떨어뜨렸다.

사실 버디를 잡자고 "약속"은 했지만 그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누가
생각했겠는가.

A와 B는 마치 메이저우승자처럼 펄쩍 뛰며 좋아했다.

이 스토리의 메시지는 두가지이다.

하나는 "투지로 만드는 무슨 일"이다.

아마골프의 반전은 흔히 상대가 "무너져서"나타나는 것이지만 그들은
"한번 해보자"며 끝까지 투지를 불태웠다.

그같은 분위기가 "잘쳐서" 반전되는 결과를 만든 것.

또하나는 "집중이 모든 것을 제압한다"는 점이다.

만약 그들이 버디퍼팅을 할때 "이거 과연 들어갈까"라는 회의감이나
"안들어가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감이 있었다면 볼은 결코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진정 넣으려고 집중했고 그런 집중이 압박감 등 모든 잡동사니를
완전히 사라지게 한 것이다.

< 골프전문 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