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프는 역시 여자가 강했다.

김애숙(35)이 98시즌 일본LPGA투어 개막전에서 내로라하는 일본선수들을
잠재우고 우승컵을 안았다.

그것도 일본진출 13년만의 첫승리였고 연장전끝이었다.

김은 8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GC(파72)에서 끝난 다이킨레이디스골프
토너먼트에서 3라운드합계 5언더파 2백11타를 기록, 2명의 일본선수와 함께
연장전에 돌입한뒤 첫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무라이 마유미와 오가네 히사코 두 일본선수는 연장전에서 각각 파,
보기에 그쳤다.

김의 이번 우승은 85년 일본투어에 합류한뒤 처음이다.

김은 국내대회에서도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다.

90년이후 일본에서만 아홉번이나 2,3위에 그쳤던 김은 그래서 "만년2위"
딱지가 붙었었다.

2라운드에서 선두와 2타차로 공동3위였던 김애숙은 이날 1언더파 71타를
치며 공동선두로 부상, 3명 플레이오프에 들어갔다.

연장 첫홀은 18번홀(파5)에서 열렸다.

김은 서드샷이 나무를 넘겨야하는 위기에 부닥쳤으나 클럽을 떠난 볼은
깃대 1.5m지점에 멈췄다.

확실한 버디찬스였다.

오가네의 8m버디퍼팅 실패를 지켜본 김은 "생애 첫승"의 부담속에서도
차분히 그 퍼팅을 성공했다.

서드샷을 김보다 더 가까이 붙인 무라이의 버디퍼팅(1.2m)이 홀을 비켜간
것은 확률상 불문율이었다.

김은 총 6천만엔의 상금중 1천60만엔을 차지했다.

한화로 약 1억3천5백만원이다.

김애숙 말고도 한국선수들은 선전했다.

구옥희(42)가 2백12타로 4위, 지난해 챔피언 고우순(34)은 2백14타로
오카모토 아야코와 함께 공동9위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