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IMF가 겹치며 골프채를 놓고 있었던 C씨가 어느 일요일 오랜만에
연습장을 찾았다.

한동안 쉬고 있었던 탓인지 역시 구질은 시원치 않았다.

볼이 헤드페이스에 달라붙는 느낌이 없었고 그에따라 거리도 준 것
같았다.

한시간을 쳤지만 "임팩트의 감"은 회복되지 않았다.

커피 한잔을 하며 C씨는 곰곰이 그 원인을 생각했다.

그러다가 문득 몇년전에 친구가 한 말이 머리를 스쳤다.

그 친구는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골퍼들은 스스로 어깨회전을 제한한다.

백스윙할때 클럽이 더이상 못가도록 붙잡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회전을 제한하고 있으니 어떻게 거리가 나고 좋은 임팩트를
꾀할수 있겠는가"

당시 C씨는 그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다시 연습볼을 치며 그 말을 되씹으니까 머리속에 뭔가가
스쳤다.

"스웨이하지 말아야 한다, 머리를 고정시켜야한다, 왼팔을 펴야 한다는
등의 생각으로 어깨가 조금만 돌면 나도 모르게 곧 회전을 중단시켰다.

기름칠한 기계가 부드럽게 돌아가듯 백스윙에서의 어깨도 마음놓고
쭉쭉 돌아가야 하는데 나는 스스로 클럽이 못가도록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 C씨는 그 다음부터 "왼쪽어깨야 마음대로 돌아라"하며
어깨를 "한 동작으로" 끝까지 밀었다.

구력은 있는지라 그는 오른쪽 무릎만은 고정시켰다.

마음껏 왼쪽어깨만 민다고 다짐하며 백스윙을 하니까 예전의 구질이
나타났다.

당신도 어쩌면 클럽이 더이상 못가도록 스스로 붙잡고 있을지 모른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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