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들의 버디는 파5홀에서 주로 나온다.

그곳에서는 대부분 핀까지 1백m안팎에서 쓰리온을 노리는 어프로치샷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웨지샷을 핀에 얼마나 붙이느냐가 버디횟수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여자프로 랭킹2위 정일미(25)가 "50~60m거리의 어프로치샷"을 잘하게
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파5홀에서 버디를 노리려면 어프로치샷을 잘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의식
하고 집중연습한 결과 자타가 공인하는 그녀의 주무기가 됐다.

주무기가 천부적인 감각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아마추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짧은 어프로치샷이 주무기가 된데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95년 프로가 되면서 그 샷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책을 통해서, 또 집중적 연습으로 스스로 터득해나갔다.

프로2년차였던 96년부터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연습장에 가면 그 거리의 샷을 4박스정도 친다.

전체 연습량의 3분의 1정도다.

어프로치웨지(AW)로 풀스윙을 하면 그 거리가 맞는다"

-그 샷에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가.

아마추어들이 따라할 수 있는 관점에서 얘기해달라.

"타이밍 폴로스루 하체고정 등이 요체라고 본다.

짧은 어프로치샷은 빨리 치면 안된다.

"하나-둘-셋"에 맞춰 스윙을 하면 빨라지지 않는다.

스윙을 하나-둘에 후딱 해치우면 오른손이 덤비게 되고 헤드가 먼저 나가
실패확률이 높다.

폴로스루도 중요하다.

어프로치샷은 특히 거리에 대한 자신만의 감을 확보해야 하는데, 백스윙과
대칭을 이루게끔 폴로스루를 해주어야 거리와 방향성이 보장된다.

마지막으로 짧은 거리일수록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켜야 한다.

아마추어들은 스윙도중 무릎이 풀어지면서 몸이 핀쪽으로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사용클럽은.

"50~60m거리라면 어프로치웨지를 쓰지만 거리가 달라지면 클럽도 달라진다.

프로니까 여러가지 클럽으로 어프로치샷을 시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타이거 우즈는 스푼으로 칩샷을 하는 것을 보았다.

지금은 웨지뿐만 아니라 7번이나 5,6번아이언에 의한 어프로치샷도 연습
하고 있다.

그러나 초중급 아마추어들은 한가지 클럽으로 어프로치샷을 하는 기량을
숙달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아마추어들도 웨지를 3개씩이나 쓰는 사람이 많은데.

"풀스윙 거리별로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에 일단 바람직하다고 본다.

단 로프트가 커질수록 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한다"

-겨울철 어프로치샷 전략에 대해 설명해달라.

"교과서에 나와있는대로 가능하면 굴려치는 것이 왕도다.

그런 각도에서 본다면 퍼팅-칩샷-피치&런-로브샷 순서로 샷의 우선순위가
낮아질 것이다.

러닝어프로치를 하지 않고 띄워치면 거리나 방향을 장담할 수 없다"

<김경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