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국제통화기금) 경제체제가 내년 골프계에 몰고올 변화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내장객 감소, 외국산클럽 반입축소, 회원권 분양난 등 골프계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중에서도 골프장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이 바로 그린피차등화와 그에따른
골프장 등급화다.

이 사안은 오래전부터 거론돼왔으나 골프장별로 이해가 엇갈리고,
골프인구가 골프장에 비해 워낙 많은 현실때문에 이뤄지지 않았었다.

골퍼나 골프계인사들은 골프장도 서비스, 부킹원활도, 교통여건등에 따라
당연히 차등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사정이 그러한데도 선뜻 총대를 메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문화체육부에서는 "골프장들이 스스로 알아서 할일"이라는 반응이었고,
당사자인 골프장들은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두루뭉수리로 넘어온 것이다.

이제 IMF 체제로 인해 우리의 경제구조가 바뀌어야 하듯 골프장들의
차별화도 막지 못할 상황에 이르렀다는게 골프계 안팎의 분석이다.

타율에 의한 구조조정이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년봄 골프장별로 그린피차등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은 "급격한
내장객 감소전망"을 바탕으로 한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내장객변화가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내년 봄에는
내장객감소가 피부에 와닿을 정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모골프장 사장은 "내년 봄에는 내장객이 올해대비 30~4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직원들에게 골프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특히
라운드에 대해 눈총을 받게되는 상황에 비추어 볼때도 내장객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특히 평일일수록, 서울에서 먼 골프장일수록 이같은 현상은 심할 것이다.

기업체가 후원하는 단체팀이 격감하면서 주말에도 빈자리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내장객이 급감하면 일부 골프장들은 수지를 맞추기 위해 그린피를
인하하지 않을수 없다.

코스를 비워두면서까지 적자를 감수하려는 골프장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린피인하는 원거리골프장이나 시설, 서비스등이 한단계 떨어지는
골프장에서부터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린피는 자연히 올해보다 하향 조정될 것이 뻔하다.

그 와중에서도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명문골프장들은 그린피를 내리지 않아도 현상을
유지할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그린피차등화->골프장등급화에 따라 질높은 서비스와 좋은
코스를 원하는 골퍼들은 명문골프장으로, 플레이가 우선인 골퍼들은
2류골프장으로 가게 될 것이다.

IMF 체제는 골프장들에도 획일대신 다양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