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적어도 22개의 일본대회에 나갈 생각입니다.

그래야만 99년도 시드를 받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일본코스에 많이 적응했고, 또 자신감도 생겼으므로 내년에도
1승이상을 거둬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재팬시리즈를 끝으로 97시즌 일본 PGA투어를 마친 김종덕(37.아스트라)이
8일 오전 귀국했다.

김은 이날 하루를 쉬고 9일 오메가투어를 위해 홍콩으로 출국했다.

국내 남자프로 가운데 올해 김처럼 보람있고 바쁜 한해를 보낸 선수도
없을 것이다.

그는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기린오픈에서 "뜻밖의" 우승을
차지한뒤 지난 7일 끝난 재팬시리즈까지 9개의 일본투어에 참가했다.

그중 10월의 재팬오픈에서만 커트오프를 미스했을뿐 나머지대회에서는
모두 혁혁한 성적을 냈다.

에이콤인터내셔널 5위, 산코그랜드서머 12위, 카시오월드 13위, 그리고
톱골퍼 30명이 출전한 재팬시리즈에서 18위 등.

텃세가 심하기로 정평난 일본에서 데뷔 첫해 성적치고는 놀랄만했다.

8개대회에서 상금도 2천7백95만엔(약 2억6천만원)이나 획득했다.

김이 올해 국내에서 번 상금(1억2천6백25만원)보다 갑절이나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 것이다.

요즘 상황에 비추어 "애국적 선수"로 칭송받을만하다.

"올해 느낀 것이 많습니다.

빠른 그린에 익숙해졌고,무엇보다 트러블에서 탈출하는 능력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자부합니다.

저를 비롯한 국내 정상급 선수들은 쇼트게임만 좀 보완하면 점보 오자키,
마루야마 시게키 등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들과 기량차이가 크지 않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김은 올해 혼자서 뛰다보니 이동하는데 힘들고, 연습라운드할 사람이
없으며, 식사할때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발판삼아 앞으로 국내선수들이 일본에 많이 진출해 외화도 벌고,
한국골프의 위상도 높여줄 것을 바라는 뜻이 숨어있는 듯했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