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골프장에서 우연히 최경주프로를 만난적이 있었다.

파3홀에서 팀이 밀리며 앞서 플레이하던 그를 마주친 것.

그런데 유명프로를 만난것이 기회다 싶었던지 내 팀의 동반자중 한 사람이
"원포인트 레슨"을 구했다.

질문자의 스윙도 보지못한 상황이고 레슨 분위기도 아니었지만 최프로는
별 망설이지않고 답했다.

"스윙은 템포입니다.

템포안에서 기술이 나옵니다.

템포가 좋고 템포가 맞아야 기술도 있는 것이지 템포가 안 맞으면 기술도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그의 간단한 답변에 질문자는 실망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실제 최프로의 대답속에는 "스윙의 전부"가 숨어있다.

쉬운 말로 스윙이 빨라지거나 힘이 들어가는 것은 모두 템포의 문제이지
궤도나 평면등의 기술적 잘못은 아닐 것이다.

한편 정일미프로역시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다.

그녀는 "필드에서의 모든 템포"를 강조한다.

"모든 골퍼들은 고유의 템포, 자신에게 맞는 템포가 있습니다.

그 템포는 스윙뿐만 아니라 걸음걸이나 샷하기전의 준비동작등 필드에서의
모든 행동과 관계가 됩니다.

샷할때 평소와는 다르게 준비동작에 들어갔다든지 또는 걸음이 갑자기
빨라졌다든지 하면 미스샷이 날 확률이 높아 집니다.

프로들의 걸음 걷는 속도가 언제나 일정한 것도 그같은 맥락에서 봐야
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고유의 템포에 맞게 모든 행동을 해야 정작 스윙의
템포도 맞게 되는거죠"

그녀의 설명은 "마음속의 여유가 좋은 템포를 만든다"는 뜻도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