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이 시작되면 사람 만나기가 싫고 틈만 나면 혼자
쉬려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하는 일마다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다.

겨울에 시작됐다가 봄이 되면 나아지는 우울증이 2년이상 반복되면 이를
겨울철 우울증이라고 한다.

젊은 사람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흔하며 여성이 환자의 60~9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요즘 정신과를 찾는 우울증환자중 10%가량은 겨울철 우울증인 경우다.

발병원인은 태양광선의 조사량이 줄어드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대뇌
기저부의 송과체에서 멜라토닌을 더많이 분비하고 이에 따라 우울한 감정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고위도 특히 북반구에 사는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이
그 증거다.

이와관련, 빛을 쬐면 멜라토닌의 생성이 억제되기 때문에 1만룩스이상의
강력한 빛을 쬐는 광선치료가 시도된다.

해뜰 무렵인 오전6~8시나 해질무렵인 오후7~9시에 1~2주간 매일 30~60분씩
빛을 쬐면 대개는 빠르게 호전된다.

주요증상은 어느 순간 갑자기 의욕이 떨어지고 무력감이 밀려와 손끝하나
움직이기 싫고 식욕 성욕 집중력 기억력이 감퇴되며 불면증이 오는 것이다.

관절통 두통 위경련같은 심인성 질환도 같이 생기기도 한다.

또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이나 빵같은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 체중이 늘어
나기도 한다.

증상이 극심해지면 알콜.약물.마약중독에 빠지거나 자해 자살을 기도하게
된다.

우울증이 생기면 이를 인정하고 무리한 계획은 짜지 않으며 자신감을
유지하면서 기분전환을 유도하는 소일거리를 찾고 심하면 정신과에 들러
상담을 받는게 필요하다.

< 도움말=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