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스게임의 묘미는 "한순간의 승리"에 있다.

매홀의 과정이 어찌됐건 결정적 순간의 버디하나로 "거금"이 손에
들어온다.

그런데 상금이 결정되는 그런 순간은 대개 골프의 속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형태가 된다.

총 60만달러의 상금을 놓고 29일 캘리포니아주 란초라퀸타CC에서 벌어진
97US스킨스게임 첫날 경기에서도 톰 레이먼(미국)은 중거리 버디퍼트
하나로 단숨에 10만달러(약 1억1천만원)를 손에 쥐며 선두에 나섰다.

그는 4개홀 스킨이 걸린 8번홀(파3-1백84야드)에서 6번아이언샷을
핀 5.4m에 붙였고 그 버디퍼트를 홀 한가운데로 떨어뜨렸다.

사실 그 홀에서의 버디찬스는 마크 오미러(미국)가 더 좋았다.

오미러의 버디퍼트거리는 3.6m.

그러나 레이먼이 먼저 버디를 잡자 오미러의 퍼팅은 홀 위쪽을 스치며
지나갔다.

"스킨스에서는 비기는 퍼트가 가장 어렵다"는 얘기가 실감되는
상황이었다.

레이먼은 9번홀 버디로 3만달러를 추가, 이날 총 13만달러를 벌었다.

올 스킨스게임은 타이거 우즈만이 유경험자일뿐 레이먼이나 오미러,
그리고 데이비드 듀발(그는 부친 병환으로 기권한 프레드가플스대신
출전했다) 등은 모두 US스킨스에 첫 출전했다.

우즈는 이날 3번홀(파3-1백49야드)에서 9번아이언샷을 핀 1.5m에 붙이며
3개홀상금 6만달러를 선취했었다.

또 오미러는 4번홀에서 2.4m 버디로 1개홀 상금 2만달러를 땄고 듀발은
1홀도 이기지 못했다.

이번대회는 6번홀까지가 매홀 2만달러,12번홀까지 3만달러, 그리고
13~17번홀이 4만달러이고 최종 18번홀에 10만달러가 걸려 있다.

결국 최종승자는 마지막날 한순간에 결정된다는 얘기.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