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CC는 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골프장이다.

지난 71년 서울에서 한참 떨어진 판교 인근에 문을 열었는데 지금은
이름 그대로 남서울에 자리잡게된 상황으로 변했다.

홀 사이를 울창한 숲이 가로막는 등 남서울CC는 풍부한 자연림속
라운드로 상쾌함을 만끽할수 있는 코스로 유명하다.

"영국의 골프장들처럼 러프는 러프이고, 페어웨이에도 잡초가 있을수
있다"는 남서울CC 조형일 사장의 지론에서도 이같은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언제 가보아도 새로움을 느낄수 있는 코스중 하나로 꼽히는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남서울CC 클럽챔피언은 핸디캡4의 홍근표씨(47.삼협섬유공업사 대표).

그는 지난 10월1일부터 3일동안 열린 회원대회에서 우승, 챔피언에
올랐다.

홀매치플레이로 펼쳐지는 최종일 경기에서 96년 챔피언 김경현씨와
18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 홀을 이겨 최고실력자로 인정받았다.

<>.남서울CC (파72, 6천2백74m)는 자연지형의 특징을 잘 파악해야 공략이
쉽다.

즉 오른쪽에 산이있어 페어웨이 대부분이 오르막이고 왼쪽은 지형이 낮다.

따라서 훅구질은 OB나 해저드에 빠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슬라이스 구질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홍챔피언은 설명했다.

핸디캡넘버원의 7번홀(파4, 3백57m)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티샷 50m 전방에 연못이 가로막고 있다.

물론 오른쪽이 높은 지형이고 티잉그라운드에서 1백90여m 떨어진
페어웨이 오른편에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특히 페어웨이는 폭이 20m 안팎일 정도로 대단히 좁다.

챔피언 홍씨는 이홀에서 파세이브를 하려면 우선 티샷이 정확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말골퍼들의 경우 좌측 OB가 두려워 대부분 우측으로 치기 때문에
곧바로 벙커행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분석한다.

벙커에 빠지면 그린까지 1백60여m에 달해 파세이브는 거의 불가능하다.

홍챔피언은 그래서 중앙페어웨이를 향해 과감하게 볼을 쳐야한다고
충고한다.

그다음 완만한 오르막 경사를 이루며 1백30여m 떨어진 그린을 7,8번
아이언으로 공략하면 파온이 가능하다는 것.

그는 특히 세컨드샷은 반드시 홀컵 전방에 떨어뜨리라고 덧붙인다.

남서울CC는 포대그린이 많고 뒤쪽이 높은데다 내리막 경사가 빨라 홀컵을
지나치면 3퍼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클럽챔피언 홍씨의 싱글진입은 놀라울 따름이다.

지난 88년 처음으로 클럽을 잡은뒤 불과 6개월만에 78타를 쳤고 다시
6개월도 안돼 싱글골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또 입문 3개월뒤까지 첫 라운드때 성적인 94타가 가장 나쁜 기록이고,
베스트는 68타라고.

이처럼 주말골퍼들을 주눅들게하는 그의 골프실력은 사실 탁월한
운동신경에서 비롯됐다.

178cm 신장에 날렵한 몸매의 소유자인 그는 고교시절 축구선수를 했을
정도로 평소 스포츠에 일가견이 있는 편이다.

그는 "골프는 예민하고 어려운 운동이기 때문에 충분한 연습없이는 결코
좋은 성적을 낼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주1,2회 라운드하지만 시간이 나기만하면 연습장에 들른다고
밝혔다.

특히 드라이버 외에는 우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특기인
롱아이언샷 연마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그는 주말골퍼들은 라운딩전 10여분간의 퍼팅연습만으로도 최소한
2~3타는 줄일수 있다고 충고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