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겨울철 우리 식탁에서 자칫 부족해지기 쉬운 섬유질과 각종
미네랄을 공급해 주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영양식품.

요즘은 김치를 사먹는 가정이 늘고 있긴 하지만 역시 주부의 손길로
만든 김치라야 제맛을 낸다.

겨울 포구를 찾아 김장젓갈장보기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산지의 김장젓갈을 싸게 구입하는 길에 주변관광지도 둘러보면 그야말로
실속있는 여행이 될듯하다.

젓갈명산지 세곳을 안내한다.

# 대명포구

= 경기도 김포군 대곶면에 위치한 대명포구는 인근연해에서 직접 잡은
밴댕이 골뚜기등 싱싱한 생선과 젓갈을 사올수 있는 곳이다.

대명포구는 포구 앞이 강화도로 막혀 있어 처음가면 바다라기보다
강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서해밀물시간에 맞춰 이곳을 찾는다면 삶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어촌의 모습을 만난다.

갓잡은 생선들을 어시장으로 옮기는 어부들과 상인들의 모습, 그리고
그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그 어느 곳보다 활기찬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꼭 생선이나 젓갈을 살 목적이 아니더라도 구경삼아 한번쯤 가 볼만한
곳이다.

어시장은 포구 바로 옆에 20여집이 영업하고 있는데 이곳 생선은
신선도와 가격면에서 대도시 수산시장에 비할바 아니다.

겨울철 대명포구의 대표적인 특산물은 삼숙이 망둥어 동어 등의 활어.

원래 이곳의 명물은 대하라 불리는 큰새우.

주로 가을에 잡히기 때문에 지금은 냉동보관한 것을 구입할 수 있다.

삼숙이는 1kg에 1만5천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대명포구 주차장 맞은 편에 있는 돌고래 횟집 ((0341)987-7518)에
가져가면 못생긴 것으로 소문난 삼숙이회와 매운탕을 만들어 준다.

아구보다 더 못생긴 삼숙이지만 회맛은 우럭보다 더 쳐준다.

부드러우면서도 졸깃졸깃한 것이 특징인데 곁들여 나오는 매운탕도
회맛에 못지 않다.

9월에 잡아 절인 새우젓은 크기와 등급에 따라 한 박스 (약 7kg)에
1만5천~5만원, 생새우는 1kg에 1만5천원정도 한다.

밴댕이젓은 1만원 정도면 살수 있다.

대명포구에는 배를 가지고 있는 어가가 50여집이나 된다.

돌고래횟집에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대명포구에서 약 2km 떨어진 약암관광호텔에는 천연미네랄 라듐천인
약암온천이 있어 피로를 풀 수 있다.

또 인근의 덕포진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안보유적지.덕포진은 바다를
끼고 있는데다 주변숲의 경관이 뛰어나 둘러볼만하다.

<> 가는 길

= 행주대교를 건너거나 올림픽대로를 타고가다 공항 못미쳐 김포.
강화가는 48번국도를 탄다.

김포읍에서 10km 정도 가면 누산 삼거리가 나오고 거기서 좌회전하여
352번 지방도를 따라 양곡사거리를 거쳐 대명포구까지 간다.

대명포구에서 덕포진까지는 약 4km 거리다.

대중교통은 신촌 그랜드백화점 뒤에서 김포행 버스가 10분간격으로
출발한다.

김포 누산삼거리에서 대명포구가는 마을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있다.

# 간월도 어리굴젓

= 독특하고 다양한 먹거리와 구경거리가 많은 서산 간월도는 초겨울에
찾으면 제격이다.

어리굴젓의 산지로 유명한 서산 간월도는 11월엔 도시에서 몰려드는
인파로 북적댄다.

안면도를 바라보면서 서산해안국립공원의 중심인 천수만의 어업
근거지로 자리한 간월도는 난대성 어족인 조기 새우 놀래미 도미 등이
많이 잡히고 김 굴 바지락 양식도 성하다.

하지만 초겨울에 관광객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것은 단연 어리굴젓이다.

해미산과 가야산에서 흘러나온 물이 서해 바닷물과 만나는 곳이라 굴이
자라기에 알맞은 환경을 갖추었다.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간월도 주민들이 뻘로 나가 굴을 따는 모습은
장관이다.

주민들이 따온 굴은 전량 가공공장으로 넘겨져 "간월도 어리굴젓"이
되어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어리굴젓 가격은 5백g에 1만원, 1kg에 1만8천원 정도.

간월도어항에 있는 오뚜기슈퍼((0455)64-1662)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간월도의 또 다른 별미는 새조개.

새조개는 바지락의 일종으로 생김새도 별반 차이가 없지만 바닥에
놓았을때 2~3cm 정도 팔딱팔딱 뛰는 특이한 성질을 지녀 이름앞에 "새"자가
붙었다.

양식이 불가능 한데다 간월도 지방에서만 잡히기 때문에 더욱 희귀하다.

새조개는 11월말부터 잡히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나온다.

새조개요리는 껍질을 벗겨내고 깨끗이 다듬은 뒤 소금간을 약하게 한
맑은 물에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 새조개 샤브샤브가 별미다.

온통 갯벌로 이루어진 천수만은 새조개 말고도 키조개 마당조개 등
조개류가 생산된다.

어항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간이횟집에서는 갖가지 조개들을 양념해
즉석에서 구워준다.

요즘 적게 잡히는 대하는 1kg에 3만원 정도면 맛볼수 있다.

<> 가는길

= 경부고속도로 안성IC로 진입, 평택으로 향하는 38번국도를 따라
아산방조제~당진~서산으로 향한다.

여기서 부석면 창리를 거쳐 서산간척지 방조제 둑을 15분정도 달리면
간월도가 오른쪽에 보인다.

서울에서 약 3시간 거리다.

# 강경젓갈 시장

= 충남 강경 강경읍 염천리 일대에는 대규모의 젓갈류 상점들이 전국을
상대로 새우젓과 황석어젓 등 모든 종류의 젓갈을 공급하고 있다.

포구는 폐항이 됐지만 강경의 상인들이 젓갈류생산과 판매에 집중 투자,
전국 최대의 젓갈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김장철을 맞아 강경의 젓갈류시장은 전국에서 몰려든 상인들과
김장젓갈을 싸게 사려고온 주부들로 성시를 이룬다.

여러가지 젓갈류 중에서도 강경의 멸치젓국물은 전국제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젓갈류시장은 강경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강경상회((0461)745-1799), 형제상회((0461)745-4444) 등 20여개의
점포에서 각종 젓갈류를 취급하고 있다.

지난 20일 실시한 철도청의 강경김장젓갈관광열차에는 4백3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강경까지의 열차요금 (무궁화호)은 왕복 1만5천4백원으로 매시간마다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20분 정도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