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최경주하면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떠올린다.

듬직한 하체에서 뿜어내는 그의 드라이버샷은 가히 국내 최고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주무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페이드볼"이라고
대답한다.

의외였다.

프로들은 드로성구질이 많다는 사실, 초보자일수록 슬라이스구질이
많다는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왜 곡구인가

= "프로건 아마추어건 스트레이트볼을 시도하는 것은 요행이나
다름없습니다.

한두번은 몰라도 항상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마 둥그런 볼을 가지고 하는 구기종목에서는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도 대부분의 프로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이트볼을 포기한 대신 다른
구질을 선택해야 했는데, 그것이 오른쪽으로 약간 굽어지면서 지면에 살짝
떨어지는 페이드볼입니다"


<> 처음부터 페이드볼이었는가

= "입문할 때부터 느꼈습니다.

주로 페이드볼이 나오길래 이것이 제 구질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 어떻게 페이드볼을 구사하는가

= "페이드볼은 쉬울듯하면서도 어려운 구질입니다.

까딱 잘못하면 슬라이스가 돼버리기 때문입니다.

저의 페이드구질 개념은 한마디로 "몸은 목표보다 왼쪽, 클럽페이스는
목표라인"이라고 표현할수 있습니다.

다운스윙에서 몸은 목표보다 왼쪽을 향하도록 하되, 클럽페이스는
목표라인을 따라 움직여야 페이드볼이 나옵니다.

몸이 빨리 들리거나 회전해버리면 슬라이스로 연결되므로 타이밍과
리듬이 중요합니다"


<> 아마추어들이 페이드볼을 잘 치려면

= "다운스윙시 몸과 클럽헤드의 회전템포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클럽헤드에 비해 몸이 너무 빨리 돌아버리면 슬라이스가 나오고, 너무
늦으면 훅이 나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지요.

아마추어들중에는 페이드볼을 위해 오픈스탠스를 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아웃-투-인궤도를 통해 일부러 슬라이스구질을 내려할때나
필요합니다.

페이드볼을 위해서는 스퀘어스탠스로 서되 목표왼쪽을 향해 몸을
밀어주면 자연히 페이스는 약간 오픈되면서 임팩트가 이뤄집니다"


<> 거리감소 요인은 아닌가

= "어느정도 그렇습니다만 대수로울 만큼은 아닙니다.

페이드볼은 예민한 구질이고 기교가 필요한 샷입니다.

그린공략이나 정확성등 코스활용도면에서 페이드볼만큼 효과적인 구질도
없다고 봅니다"


<> 어떤 상황에서 쓸모 있는가

= "페이드볼은 높이 뜨고 사뿐히 착륙하며, 굽어짐이 적기 때문에 컨트롤이
용이합니다.

특히 그린을 공략할때 유용합니다.

예컨대 그린이 아주 빠르고 딱딱한 상황에서 볼을 그린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쓸모가 많습니다.

핀이 그린오른쪽에 꽂혀 있을때라든가, 홀이 오른쪽 도그레그인
경우에도 좋습니다"

최프로는 물론 페이드구질이 우드나 아이언에 공히 적용된다고 덧붙인다.

그는 "페이드와 드로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할줄 알아야 프로다"고 한뒤
예컨대 핀이 그린왼쪽에 꽂혀있을 경우 정신을 바짝 차려 드로성으로
어프로치샷을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역시 결정구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긴장하게 마련이므로
그럴때 주무기가 있으면 우왕좌왕하지 않고 침착히 대처할수 있다고
말한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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