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에게도 이맘때는 결실의 계절이다.

한햇동안의 성적을 근거로 재계약을 하거나 계약사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프로골퍼와 계약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남자프로골퍼들이 그렇다.

박노석이 남자로는 처음으로 계약금 1억원을 돌파하자, 다른 선수들도
덩달아 "억"을 외치고 있다.

유명선수들을 보유한 계약사들이 전전긍긍할만도 하다.

97 상금랭킹 2위 박남신은 소속계약사인 휠라코리아에 1억5천만원의
계약금을 지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금랭킹 3위 박노석보다 결코 못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 근거를 두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박남신이 올해 (5천만원)보다 2백%의 계약금 인상을
요구하자 고민에 빠져 있다.

2년연속 상금왕이 된 최경주와 계약사 슈페리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계약금 4천만원이었던 최는 내년에는 금액에 상관없이 "최고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노석의 계약금이 1억원이니 만큼 최의 98 계약금은 간단히 1억원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슈페리어측은 최를 놓치지 않으려는 심산이지만, 어떻게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김종덕의 사정도 비슷하다.

아시안투어 상금왕1위로 내년도 일 PGA투어 풀시드를 받은 만큼의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스트라측은 "올해 계약금이 5천만원인데 어떻게 1년만에 1백%
이상을 올려줄수 있겠느냐"며 "억대 계약금"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계약금 7천만원으로 남자프로중 최고의 대우를 받았던 최상호는
계약기간이 98년까지여서 큰 문제는 없다.

같은 엘로드소속 최광수도 마찬가지다.

여자프로골퍼들의 경우도 사태가 간단치 않다.

금년 계약금 1억원을 받고 프로메이트와 전격 계약했던 김미현은 내년에
최근 뜨고 있는 PCS (개인휴대통신) 업체와의 계약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 더 큰 기업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는 것.

금년 5천만원을 받았던 정일미도 휠라코리아에 1억원정도의 재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금년 프로로 전향한 한희원 강수연 등도 박세리 못지않은 대우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사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의 이같은 고율의 계약금인상 요구에 대해 당사자인 계약사들은
"너무한다"는 반응들이다.

국내 골프시장이 선수들의 희망을 선뜻 들어줄 만큼 매년 1백%이상의
고율 신장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

선수들이 시장상황과 동떨어진 요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계약사들은 프로골퍼들이 매년 계약금을 받기 때문에 다른 종목보다
더많은 대우를 받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야구 축구등은 선수가 한번 계약하면 일정기간동안 소속사에 묶이고
연봉만 조정될 뿐이라는 것.

이에비해 프로골퍼들은 매년 계약을 새로 하는데다 상금외에 상위입상시
30%에 달하는 보너스까지 받는 유리한 조건이라고 업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어쨌든 남녀 톱프로골퍼들의 내년 계약금은 대폭 뛸 전망이다.

그에 비례해 계약사들의 고민과 무명프로골퍼들의 박탈감은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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