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나이웨이 9단과 펑윈 9단에 대적할 만한 기사는 없는 것일까.

올 세계여류바둑의 판도도 작년처럼 루이(34)와 펑윈(31)의 양강체제로
판가름 났다.

30대의 두 기사 아성에 도전할 만한 기력의 기사를 아직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15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4회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
대회 준결승전에서 미국 국적의 루이나이웨이는 중국의 강호 화쉬밍 7단을
제압하고 결승에 선착, 일본의 아오키기쿠요 9단의 거센 추격을 뿌리친
펑윈 9단과 정상자리를 놓고 맞붙게 됐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1,3회대회 보해컵 주인인 루이의 "왕중왕" 자리
수성이냐, 아니면 2회대회 우승자 펑윈이 "2전3기"를 달성하느냐에 초점이
모아지게 됐다.

두 기사의 객관적 전력은 루이의 우세로 점쳐지고 있다.

루이와 펑윈은 1,3회 보해컵 결승에서 두번 맞붙었으나 루이의 2연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펑윈 역시 우승전력이 있고 올해 9단으로 승단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16일 벌어진 준결승전은 루이 9단과 펑윈 9단이 가볍게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빗나갔다.

두 대국 모두 종반전까지 한치 앞을 내다 볼수 없는 치열한 접전으로
일관했다.

화쉬밍 7단 및 아오키 7단의 반격이 의외로 날카로워 종반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대국을 지켜본 윤9단등 프로기사들은 결국 루이와 펑윈이 노련미에 앞서
불계승을 거둘수 있었지만 조그마한 실수만 있었다면 이들의 결승진출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여류바둑에선 드물게 명승부를 보였다는 평이다.

한편 보해컵 결승전은 내년 1월12일부터 3번기로 치러진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