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들이 대표적 합병증의 하나인 허혈성 심질환으로 치명적인 상태에
빠지기 쉬운 계절이다.

허혈성 심질환은 심장으로 연결된 3개의 큰 관상동맥혈관에서 혈전이
떨어져나가 혈류를 타고 흘러가서 좁아진 관상동맥을 막거나 수도관에 녹이
스는 것처럼 혈전이 관상동맥에 점차 쌓여 막히는 질환.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나타나는데 가슴 복판 깊숙한 곳에 보통 1분이상의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들 질환은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당뇨병환자에게 발병하면
수주일내에 사망하는 비율이 20%를 웃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허갑범(내과) 교수팀은 지난 26개월간 허혈성
심질환 증상이 없으나 발병위험이 높은 당뇨병환자 1백36명을 대상으로
초고속 전자빔 단층촬영(EBT)을 이용해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48명이 관상동맥에 칼슘이 지나치게 쌓여 석회화됐는데 이중 17명이 관상
동맥이 협착됐고 17명중 16명이 EBT로 관상동맥협착인 것으로 판명됐다.

관상동맥조영술에 비해 조금도 손색없는 94%의 진단적중률을 보인 것.

허교수는 "당뇨환자는 허혈성 심질환에 대해 증상을 느끼는 정도가 비당뇨
환자에 비해 매우 낮아서 사망위험도 3~4배나 높은 편"이라며 "EBT가 허혈성
심질환이 우려되는 고위험 당뇨환자의 심질환 발병을 미리 알아 대비하는데
매우 적합한 검사수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관상동맥환자의 특징은 총 콜레스테롤치는 평균 2백40mg/dl로
그리 높지 않은 반면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치가
평균 37mg/dl로 낮은 것"이라며 "고령에 장기간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서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치가 낮은 사람은 EBT를 받아볼만 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