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류신인들의 기세가 국제기전에도 통할 것인가.

홍꽃노을(14) 조혜연(12)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신예기사들이 1회전부터
중국과 일본의 정상급선수들과 맞붙어 이들의 대결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방송공사가 공동주최하고 보해양조가 후원하는
제4회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1회전이 11일 한국경제신문사 9층에
마련된 특별대국실에서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1라운드는 대국의 중요성을 인식해서인지 차분하게
진행됐다.

오후 3시 현재 대국 대부분이 1백여수 밖에 진행되지 않을 정도로
승부를 속단하기 힘든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

대회 1회전의 하이라이트는 조혜연 초단-루이나이웨이 9단,
홍꽃노을 초단-아오키기쿠요 7단의 대결.

조혜연과 홍꽃노을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예로 국내
여류기계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기사.

하지만 상대가 세계 최강의 루이나이웨이 및 일본 여류학성을 지낸
아오키기쿠요로 결코 만만치가 않다.

검토실의 한 기사는 승패를 점치기는 이르지만 아무래도 신예들이
대회초반 너무 버거운 상대를 만난것 아니냐는 평을 내렸다.

그러나 여류국수 3연패를 하면서 여류 최강을 자랑하는 윤영선 초단은
중국의 화쉬밍 초단과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4기여류국수인 이영신 초단도 일본의 신예 고바야시 2단과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대회 2회전도 오는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날 중국 및 일본선수들은 대국 30분전에 함께 대회장에 도착했지만
대국장에 임하는 자세는 서로 대조적이어서 눈길.

펑윈 장쉔 등 중국기사들은 대국장에 들어가지 않고 검토실에 머물렀다.

이들은 미국대표 루이나이웨이 9단과 함께 최신 대국기보 복기를 하면서
수담을 나누는 등 시종 여유있는 표정.

그러나 고바야시 2단 나카자와 4단 등 일본기사들은 침묵으로 일관.

곧바로 대국장으로 들어가 바둑판 앞에서 묵상을 하는등 시종 전의를
다지는 모습.

대회관계자들은 이를 보고 일본측이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된다고 한마디씩.

<>.이날 10시 대국이 시작됐는데도 한국의 현미진 초단이 자리에 없어
한때 대국장이 어수선.

대국 20여분뒤에 나타난 현초단은 "지하철을 잘못타는 바람에
지각했다"며 성급히 대국실로 직행.

한국기원관계자는 20분이 늦었으니 현초단은 3시간의 공제시간중 40분을
소비한 셈이라고 설명.

또 대국시작 1시간이 지나도 대국장이 나타나지 않을때 비로서 기권패로
처리된다고 부연.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