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여기저기가 쑤시고 결리는 사람은 만성피로 스트레스 신경통 등을
떠올리지만 근막통증증후군이 주범인 경우가 예상외로 많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의 특정부위가 단단하게 뭉쳐
발통점(트리거 포인트)을 형성하는 것이다.

발통점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해 이곳을 강하게 누르면 비명을 지를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경희대 한방병원 김용석(침구과) 교수는 "인체의 40%는 근육"이라며 "과거
에는 이런 통증을 신경에만 연관지어 생각했으나 최근에는 근육과 관련짓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그는 근육의 지나친 사용, 부족한 사용, 부적합한 사용 등으로 근막통증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컴퓨터 등을 이용, 의장에 앉아서 정신노동하는 사람
에게 생기기 쉽다고 설명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만성화되면 근막뿐만 아니라 근섬유층에까지 발통점이
생긴다.

이를 근섬유통증증후군으로 세분하는데 더욱 낫기 어렵다.

근육의 반복적인 긴장과 수축은 통증을 가속적으로 악화시키기 때문.

근막통증증후군은 방사선사진 컴퓨터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촬영 등으로
발견할수 없다.

발통점은 경험많은 의사가 손으로 만져볼때 감지될수 있으며 확실한 진단을
위해 적외선체열촬영기를 쓰기도 한다.

발통점은 인근 조직보다 더높은 열을 내기 때문.

이 병과 혼동되기 쉬운 것은 류머티즘과 만성피로증후군.

근막통증증후군의 전신적 근육통과 아침에 관절이 강직되는 증상은 류머티스
질환과 흡사하지만 류머티스인자가 발견되지 않으며 관절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또 만성피로증후군은 감기에 걸린 것처럼 나른하고 무기력하며 전신적인
근육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통이 주증상인데 반해 만성피로증후군은 피로가
근육통을 압도하는게 특징이다.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인한 근육통에 대한 해석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영국 등 유럽에서는 만성피로가 EB바이러스 등에 감염됐거나
감염후의 후유증으로 생긴다고 단정짓는 경향이 강한 반면 미국에서는
여러 원인이 복합돼 나타난다고 가정하는 편이 우세하다.

김교수는 "근막통증증후군과 만성피로증후군을 완전히 분리해 생각하기는
힘들다"며 "한의학의 관점에서는 소양인처럼 열의 왕래가 잦거나 항생제의
남용으로 병원체가 완전히 살멸되지 않아 병사가 잔존하는 경우에 만성피로
증후군이 생기기 쉬운 것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발통점을 바늘이나 침으로 찔러 풀어지게 하는 것이 우선시된다.

치료시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진통및 근육이완 작용이 있는 국소마취제를
주사하기도 하며 부신피질호르몬을 혼합해 치료효과를 다소 높이기도 한다.

이런 치료로 대개 7~30일안에 통증이 가시지만 3개월가량 지나면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도 생긴다.

일부 한의사들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약침이나 전기침을 사용한다.

항염증 작용이 있는 녹용추출액이나 윤활작용이 뛰어난 홍화추출액 등을
발통점과 이와 연결된 경혈과 경락에 주사한다.

전기침은 침으로 이들 부위에 2~4Hz의 저주파수 고강도의 전기자극을 1초에
2번, 20분동안 가하는 방법으로 생체진통물질인 베타-엔돌핀이 분비되게
유도한다.

이와 함께 턱관절및 척추교정, 물리치료, 체질에 맞는 약물복용 등 입체적
으로 치료하면 근막통증증후군은 거의 완치될수 있다고 김교수는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