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언 파워 >

<> 아이언 파워의 증명

오늘부터는 우즈의 아이언샷에 관해 설명한다.

1997년 1월12일.우즈는 캘리포니아 칼스베드의 라코스타GC 7번홀
(파3-1백89야드)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우즈는 97년 US투어 첫대회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 연장전에 진출한 것.

상대는 베테랑중의 베테랑 톰 레이먼 (미국)이었다.

오너는 레이먼.

그러나 레이먼의 볼은 그린 왼쪽편을 둘러싸고 있는 연못에 빠져 버렸다.

그것은 갤러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저 아이언샷의 명수가 볼을 물에 빠뜨리다니"

이제 우즈 차례.

우즈는 6번아이언을 잡았다.

우즈는 어드레스를 하며 타깃을 바라 보았다.

우즈는 아주 약간 왼쪽으로 휘는 "소프트 드로"구질을 쳐야 했다.

왼쪽은 물이었고 핀도 그린 왼쪽편이었기 때문에 핀 오른편에 떨어져
홀을 향해 도는 볼이 필요한 상황.

우즈는 축축한 날씨와 바람을 분석한후 그가 치고자 하는 샷을 머리속에
그렸다.

그리고 스윙의 형태와 스피드에 대한 "확인"이 머리속에서 나오길
기다렸다.

이윽고 준비가 됐다.

갤러리들은 정적에 쌓였다.

우즈는 천천히 백스윙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운스윙에 들어가며 스윙 스피드를 급가속했다.

볼은 하늘높이 솟아 올랐다.

그 볼은 결코 내려오지 않을 것 같이 허공을 뚫었다.

볼은 핀 바로 옆에 떨어졌다.

그리고 홀 20cm에 붙어 버렸다.

그 순간 전세계의 골퍼들은 우즈의 정교하기 그지 없는 "파워 아이언샷"을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알려진 드라이버 장타, 탁월한 퍼팅능력에 더해 우즈는 그의
아이언샷 능력도 가장 절실한 순간, 가장 중압감이 많은 순간에 보란듯이
증명한 셈이었다.

<> 아이언도 히트 스루

아마추어들은 볼이 백스핀을 먹고 뒤로 구르는 것을 신기해 한다.

백스핀을 강하게 먹이려면 "볼을 스탠스 중간쯤에 위치시키고
(7번아이언의 경우), 테이크어웨이때 손목을 일찍 꺾는 업라이트 스윙을
한 후 다운스윙도 날카로운 각도로 내려쳐야 한다"는 것이 일반론.

아마추어들은 여기서 "디보트는 볼을 치고난 후 나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헤드가 먼저 볼을 맞힌후 그 다음 헤드가 지면을 파고 들어야 하는 것.

그런데 디보트는 사실 안나는 게 훨씬 좋다.

어떤 형태의 디보트이건 디보트가 나면 볼과 헤드페이스 사이에 풀이나
모래, 흙 등이 끼게 된다.

그런 "불순물들"이 페이스의 홈 (그루브)을 채우게 되면 스핀이 덜
걸리고 그러면 거리가 10~20야드정도 (프로들의 경우) 더 나게 된다.

우즈는 그 위험성을 알고 있다.

따라서 그는 볼을 스탠스 뒷쪽 (오른쪽)에 위치시키지 않으려고
유의한다.

볼이 스탠스 오른쪽으로 치우쳐 위치하면 스윙각도가 날카롭게 돼 내려
찍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적으로 우즈는 "디보트가 거의 없이" 볼을 클린 히트한다.

아이언샷 역시 우즈는 날카로운 각도로 볼을 "히트 다운"하는 것이
아니라 "히트 스루 더 볼 (볼을 지나간다는 뜻)"을 하는 것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