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동굴지대는 환선굴, 관음굴, 영터목세굴,
덕밭세굴, 제암풍혈, 큰재세굴 등 6개의 동굴이 산재한 우리나라 최대의
석회암 동굴군이다.

지난 62년 7월 경북산악회원들이 등반중 우연히 발견한 대이리 동굴군은
4~5억년전에 생성된 것으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66년 6월 15일 문화재관리국에 의해 천연기념물 제 178호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다.

이중 규모가 가장 웅장하고 내부경관이 뛰어난 환선굴이 관광객들을
맞이할 제반시설을 정비하고 오는 15일부터 일반공개에 들어가 인근 주민은
물론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길이가 6.2km에 달하는 환선굴은 동양최대규모의 석회동굴로 일반적으로
저지대에 있는 동굴과는 달리 표고 7백30m 지점의 덕항산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것부터가 특이하다.

높이 10m, 너비 14m의 아취형 동구를 통해 많은 동굴수가 산아래로
흘러내리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이번에 공개되는 1.6km엔 2개소의 광장과 6개의 지굴이 있다.

굴입구에서 좁은 통로를 따라 20여m쯤 들어가면 신천지광장이 나온다.

높이 30m,폭이 1백m에 달하는 넓은 광장은 보는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오른쪽 벽면 싱크홀로부터 쏟아지는 폭포도 장관이려니와 폭포수가
고여서 호수를 이루고 있는 광경은 별천지를 이룬다.

동굴 전 구간에 물이 풍부히 흐르고 있는 살아있는 동굴인 환선굴엔
무려 6개의 폭포와 2개의 광장이 있다.

바닥으로 물이 가득 흐르는 환선굴은 다른 동굴과 달리 벽면과 천정은
물론 바닥까지도 모두 종유석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국내다른 동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이한 형태의 종유석과
종유관, 석순, 석주, 유석단구 등의 기암이 천태만상을 빚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앙광장의 옥좌대와 입구 왼쪽의 만리장성, 영지버섯형유석,
동굴산호 등은 세계 어느동굴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환선굴의 자랑
거리들이다.

직경 40m의 거대한 중앙광장에 위치한 옥좌대는 동굴 천정으로부터
여러개의 물방울이 한꺼번에 떨어져 평정석순이 발달된 형태로 돔형을
이루고 있다.

물이 석순의 옆으로 흘러내리면서 계단식 논 모양의 휴석을 이룬 것이
특이하다.

만리장성은 용식공 밑으로 오랫동안 퇴적물이 흘러들어 바닥에 쌓이고
동굴바닥으로 지하수가 스며들어 마치 성과도 같은 경관을 이룬 것으로
매우 보기 드문 형태이다.

온갖 기이한 형태의 종유석중 아직 걸맞는 이름을 못 얻은 돌 6개나
된다.

삼척시는 관람객 등을 대상으로 명칭을 공모, 당첨자에게는 평생 무료
관람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환선굴내에는 24종의 동굴생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중 박쥐, 도룡농,
노래기, 곱등이 등은 개방구간에서도 쉽게 관찰할수 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환선굴은 연중 평균 섭씨 11도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천정과 벽면을
통해 스며드는 물방울의 양으로 사계절을 뚜렷히 구분할수 있다고 한다.

삼척시 관광개발과의 김철수계장은 "여름이면 천정아래로 스며든 물이
운무를 이루고 그 운무가 조명을 받으면 영롱한 오색무지개를 이룬다"며
"동굴은 여름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했다.

삼척시는 지난 3년간 약 50억원을 들여 굴내부에 관람통로와
전기조명시설을 설치했으며 신기~대이리간 약 12km의 도로를 확 포장하고
주차장에서 환선굴에 이르는 약 1.3km의 등산로를 말끔하게 단장했다.

환선굴매표소 옆에는 이 고장의 중요민속자료인 굴피집 및 너와집과
동굴박물관을 새로 건립했다.

매표소에서 환선굴로 오르는 길은 청정한 무릉천을 옆에 낀 상큼한
등산로다.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원래 화전민촌이었던 이곳의 옛집형태인 굴피집,
너와집, 통방아 등이 드문드문 나타나 무료함을 달래준다.

대일리 일대는 덕황산과 지극산 촛대바위 몰미산 등으로 둘러싸여
수려한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환선굴과 몰골에서 발원하는 계곡수가
풍부하여 여러개의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특히 10월 중순이면 촛대바위 주변으로 단풍이 물들어 절경을 빚어낸다.

문의 : 삼척시장 (0397) 70-3543

[[ 여행 메모 ]]

서울에서 삼척을 가려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쉽게
접근할수 있는 지름길이다.

경부고속도로나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강릉IC에서 영동 동해선
연결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동해고속도로로 진출한다.

그런 다음에 동해시를 벗어나 7번국도를 따라 10분만 달리면 삼척시에
닿는다.

대중교통은 강남 또는 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강남터미널에선 오전 6시10분부터 30~60분 간격으로 하루 23회,
동서울에선 하루 7회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4시간30분.

삼척에서 대이리까지는 제천가는 38번국도를 따라 가다 신기면 못미쳐서
우회전하면 된다.

거리는 약 26km로 30분 정도 걸린다.

13일부터 삼척터미널에서 환선굴까지 일반버스와 좌석버스가 하루 9회
운행된다.

주차장에서 환선굴까지 약 30분이 걸리고 환선굴을 둘러보는데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환선굴 관람료는 어른 1인당 3천원 (단체 2천원), 군인~학생 2천원
(단체 1천5백원), 어린이 1천5백원 (단체 1천원)이다.

삼척시내에는 여관이 많다.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에 가면 29곳이나 되는 생선횟집이 늘어서 있는
풍물횟집센타에서 생선회를 값싸게 먹을수 있다.

삼척시내의 초롱식당((0397)574-4545)은 곰치국과 도루묵찜 등의 향토
별미를 내놓는다.

산삼에 버금가는 장뇌삼으로 담근 술은 이지방에서만 맛볼수 있는
특주다.

< 삼척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