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일하는 경기보조원 (캐디)들이 골관절암을 앓는 동료에게
온정의 손길을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신원CC에서 일하는 이지영(28)씨는 지난 8월초 라운드를 마치고 갑자기
쓰러졌다.

응급실로 옮긴 그녀에게 내려진 진단결과는 골수암.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이 소식을 들은 신원CC 동료들이 이씨를 돕자고 뜻을 모은뒤 소리없이
모금에 나서 총 8백10만원을 그녀에게 전달했다.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골퍼들로부터
받는 캐디피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캐디들로선 대단한 결심이었다.

이씨의 딱한 사정과 캐디들의 선행이 알려지자 신원CC의 일반직 사원들도
별도로 3백만원을 모금했다.

이같은 미담은 급기야 신원그룹 박성철 회장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박회장은 "비정규직원인 캐디들도 이렇게 따스한 정성을 모으는데 회사가
그냥 지나칠수 있느냐"며 캐디들이 거둔 성금을 모두 돌려주고 치료비를
전액 부담했다.

또한번 따스하게 전해진 온정의 손길이 이씨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 것.

한편 이씨는 정밀 검진 결과 골수암보다 치료가 희망적인 골관절암으로
진단돼 지난 15일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고.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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