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남녀 프로골퍼를 가리는 97 라코스떼 SBS 프로골프 최강전
(총상금 2억1천만원)은 누가 우승하느냐 못지않게 우승자의 스코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2년부터 지난해까지 5회 대회를 거쳐오는 동안 남자부 챔피언의 우승
스코어가 4라운드 합계 평균 6.6언더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93년부터 펼쳐져온 여자부는 사정이 더 심하다.

역대 챔피언 4명의 3라운드 합계 평균스코어가 9.3오버파에 이른다.

남녀 통틀어 역대 어느대회보다 스코어가 좋지않은 이유는 물론 엄격한
코스세팅에 있다.

볼낙하 지점을 뻔히 보고도 볼을 찾을수 없을 만큼 러프가 깊고 운동장
같은 그린은 빠르면서도 굴곡이 심해 선수들이 애를 먹는다.

97대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첫날부터 선수들의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남자의 경우 출전 46명중 겨우 3명이 언더파를 쳤고 여자는 언더파를
친 선수가 아예 없다.

여자부는 올해에도 역시 오버파 우승의 전례를 따를 것으로까지 전망되고
있다.

12일 태영CC(파72)에서 속개된 대회 2라운드에서도 선수들의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우승전망을 불허할 만큼 선두권도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후 2시 전반을 마친 현재 남자부에서는 유재철(31)이 선두에 올라섰다.

유는 전반에 버디와 보기 2개씩을 교환하며 이븐을 기록, 27홀 합계
1언더파를 달리고 있다.

침착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유는 9번홀 (파4.4백37야드)에서 세컨드샷이
그린앞 벙커에 빠졌으나 벙커샷을 핀 1.2m 지점에 붙이며 파를 세이브했다.

첫날 선두 김진영(31)은 이날 전반에만 4오버파를 치는 부진으로
선두에서 내려앉았다.

김은 보기가 5개, 버디가 1개 있었다.

이밖에 박남신 정준 최경주 안용준 등 첫날 상위권에 포진했던 선수들은
2라운드 전반까지 이븐파 안팎의 성적을 내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남자부에 이어 벌어진 여자부에서는 첫날 선두 김미현(21.프로메이트)이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휠라코리아 소속 3인방인 정일미 한소영
한지연이 김미현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재미 프로인 이주은(21.현대자동차)도 지난주 휠라여자오픈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려는듯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공동주최사인 SBS는 여자부 마지막 3라운드 경기를 13일 오후 2시부터,
남자부 최종 4라운드 경기를 14일 오후 2시부터 생중계 방송할 예정이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