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묘길 조심하세요"

불황속에서도 고향을 찾는 마음은 아늑하기만 하다.

호젓한 심회로 나서는 성묘길이지만 건강과 안전상 주의할 점이 많다.

첫째는 풀독.

성묘길에는 피부가 여러 종류의 나뭇가지나 들풀에 노출된다.

옻나무가 대표적인 것으로 옻나무 수액에 피부가 닿으면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며 물집이 생긴다.

긴팔 옷을 입어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풀독이 오르면 일단 긁지 말고 과망간산칼륨 0.02% 용액을 차게해 환부에
자주 발라준다.

둘째는 뱀.

뱀에 물렸을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를 눕혀 반지 시계 등을 벗기고
안심시킨후 물린 부위를 건드리지 않고 심장보다 낮은 위치에 놓이게 하여
병원으로 후송해 항독소주사를 맞히는 방법이다.

팔이나 다리에 가볍게 독사가 아닌 뱀(물린 자리가 타원형)에 물렸을 때는
상처부위의 위아래를 정맥혈류만 차단시킬 정도로 부드럽게 묶는다.

뱀의 머리가 삼각형이고 눈동자가 타원형이며 물린 자리가 1cm 정도 간격
으로 두개의 구멍이 나 있으면 독사가 분명하므로 병원에 도달하기까지
1시간이상이 걸릴 경우에는 15분이내에 응급처치에 들어간다.

압박대나 지혈대로 물린 자국의 위아래를 지혈한후 이빨자국주변을 사지의
장축에 따라 길이 10mm, 깊이 3~5mm 깊이로 절개, 입으로 1시간동안 계속
독을 빨아준다.

셋째는 벌.

벌에 쏘이면 대부분은 괜찮으나 벌독알레르기가 있거나 과거에 벌독으로
곤욕을 당했던 사람은 쇼크위험이 크다.

호흡이 답답하고 전신에 땀이 나며 맥박이 빨라지고 의식이 흐릿해지는게
대표적 쇼크증상.

이럴땐 우선 벌침을 뽑고 가능한한 빨리 병원을 찾아 아드레날린주사등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한 예방책으로는 산에 오를때 곤충을 유인하는 밝은색
옷을 피하고 헤어스프레이나 향수 등을 뿌리지 않으며 먹다 남은 음식은
땅에 묻거나 냄새가 새나가지 않도록 덮어둬야 한다.

넷째는 가을철 야외 전염병.

유행성출혈열 쓰쓰가무시 렙토스피라 등이다.

각각 야생쥐 들쥐 집쥐 등의 배설물이나 체모에 있는 유행성출혈열바이러스,
진드기의 유충, 렙토스피라균에 의해 발생한다.

야외를 다니다 호흡기를 통해 또는 수풀과 접촉해 생긴 상처를 통해 전염
된다.

두통 고열 몸살 등의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게 나타난다.

잠복기는 10~15일이며 감기로 생각했다 방치하면 치료시기를 놓쳐 신장
또는 폐장의 출혈 황달 뇌수막염 등으로 악화되고 사망할수 있다.

예방을 위해 성묘길에서는 풀밭에 눕지 말고 옷이나 침구류를 내려 놓거나
맨발로 다녀서도 안된다.

또 피부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귀가후에는 가급적 빨리 옷을 털고 세탁해 두는게 좋다.

< 도움말=고려대 구로병원 홍명호(가정의학과)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