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위 충격으로 출혈이 생겨 일정기간이 지난뒤 수족마비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뇌경막하 혈종을 완치가 어려운 중풍 치매
등으로 오인,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희대병원 김국기(신경외과)교수팀이 지난 87년부터 10년간 시술한
만성뇌경막하혈종 환자 4백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에서 간단한 수술로 치료될수 있는 이병을 이같이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뇌경막하혈종은 머리에 충격을 받아 출혈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3일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 3일에서 3주내에 드러나는 아급성,
3주후에 나타나는 만성으로 나뉜다.

만성의 경우 충격으로 인한 출혈이 서서히 일어나는데 외상이 가벼워
잊고지내다 중풍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느끼게 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병은 50대와 60대의 고령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50세 이상 환자 3백16명의 경우 외상후 5~6주가
24.4%로 가장 많았고 6~7주가 21.7%로 뒤를 이었다.

60세 이후 연령층에서는 외상후 8주 이상 지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6배가량 많이 발병했고 원인은 91.5%가 머리손상과
관련된 것으로 상습 다량음주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김교수는 "대부분의 만성뇌경막하혈종은 수술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노인이나 다량음주자의 경우 반신마비 의식장애등 증상이 발생하면
조기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