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계여자아마바둑선수권대회는 스위스라운드 방식을 도입한 색다른
진행이 다른 대회에 비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선전에서 28명의 출전기사 전원은 균등하게 6개 대국을 가졌다.

스위스라운드 방식은 승자는 승자끼리, 패자는 패자끼리 대국을 진행하는
방식.

따라서 출전기사들은 매대국 승패에 따라 상대방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리그전 방식보다 선수는 물론 관전자들의 재미가 더했다.

이처럼 예선전은 스위스라운드 방식을 적용하고 4강전부터 토너먼트로
진행함으로써 기사들에 균등한 대국기회를 주어 대회 전반에서 아마추어
정신을 최대한 살릴수 있었다.

또한 대회가 끝날때까지 긴장감 속에 시종 흥미롭게 진행됐다는 것이
출전 기사들이나 대회관계자의 평이다.

국내에서 전혀 낯선 "스위스라운드 방식"을 과감하게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이방식은 특히 강자들은 언젠가 한번은 대결케 만들었다.

중반전까지 연승행진을 펼쳤던 한.중.일 3기사가 종반전에서 모두
대결한 것이 그 예다.

스위스라운드방식은 또 토너먼트에서 초반에 탈락하는 기사들의
아쉬움을 덜게 했다.

출전기사들은 예선전이 끝날때까지 빠짐없이 대국에 임해야 하는 관계로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수 없었다.

그러나 단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헝가리대표 다이아나는 일찌감치 도5단에 패해 5라운드까지 상대적으로
기력이 약한 기사들과 대국함으로써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일본 기사가 최강자인 중국 한국기사와 싸워 2패해 4강진출에 실패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이번대회는 28명이란 적지않은 기사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수 있게 만들었다.

이같은 분위기는 리그전및 토너먼트의 장점만을 흡수한 스위스라운드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첫대회였지만 한국 여자 바둑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바둑
전문가들의 긍적적인 평가를 받았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