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메르넥 (미 뉴욕) 윙드 풋GC = 김흥구 전문기자 ]

<> 1라운드 선두의 우승확률은 20%

USPGA선수권대회에서 1라운드 선두가 우승까지 연결된 경우는 이제까지
8번 있었다.

원래 매치플레이로 진행됐던 이 대회가 스트로크플레이로 바뀐 것이
1958년이니까 총 39번의 대회중 8번이라는 뜻.

확률로 따지면 5번에 한번 꼴이다.

1라운드 선두진출로 그 20%라는 어마어마한 확률의 성공기회를 부여
잡은 골퍼중 한명이 놀랍게도 존 데일리(31.미국)이다.

데일리는 지난 3월말 고질적 알콜중독으로 인해 치료소에 입원했다가
5월말 컴백했었다.

그러나 6월의 US오픈에서 경기도중 기권하고 코스를 떠났고 7월24일
캐논 하트포드오픈부터 경기를 재개했었다.

한마디로 그는 정신적 물질적으로 매우 황폐한 상태였다.

그런 데일리의 선두부상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모두가 그의 "인간 승리"를 반겼다.

더욱이 그의 4언더파 66타는 1984년 US오픈 2라운드에서 퍼지 젤러
(당시 우승자)가 세운 코스레코드와 타이기록.

USPGA선수권에서 9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커트 통과에 실패했던
데일리로서는 이래저래 "회심의 1라운드"였다.

데일리와 함께 데이비스 러브3세도 5번홀 (파5-5백15야드)에서의 투온후
7.5m 이글퍼트를 발판으로 버디5에 보기3개를 합쳐 공동선두에 나섰다.

"메이저 무승"이 유일한 약점인 그로서는 절호의 기회를 붙잡은 셈이다.

<> 스푼으로 티샷해도 3백야드가 넘는다

이곳시간 14일 윙드풋GC 웨스트코스(파70-6천9백87야드)에서 벌어진
제79회대회 1라운드에서 데일리의 내용은 버디 7개에 보기 3개.

그는 특히 어렵기로 이름난 16번홀(파4-4백57야드)부터 마지막홀까지
3개홀을 모두 버디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종 18번홀 (파4-4백48야드)에서 9번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이 핀
30cm에 붙으면서 데일리의 이날 골프는 절정에 달했다.

16,18번홀에서 데일리는 공히 1백56야드를 보고 세컨드샷을 했고
17번홀 (파4-4백49야드)에서는 1백37야드가 세컨드샷 거리였다.

이는 데일리의 3개홀 티샷이 2백92야드에서 3백12야드였다는 의미.

그것도 모두 3번우드로 티샷한 거리였다.

우즈의 등장으로 이젠 3백야드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4백m가
넘는 파4홀에서 "9번 또는 웨지 세컨드샷"은 장타자만의 혜택임이 분명하다.

<> 우즈, 또 더블보기를 범하다

타이거 우즈는 이날 버디3에 보기1,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 70타를 쳤다.

공동 23위.

그는 파5홀인 12번홀(5백40야드)에서 스푼으로 친 세컨드샷이 그린
오른쪽 "숲+러프"에 빠지며 5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윙드풋에서 첫날 이븐파면 아주 행복한 스코어"라는 게 우즈의 코멘트.

그러나 US오픈이나 브리티시오픈이나 공히 첫날의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의 출현"이 부진의 근원이었음을 볼때 예감이 별로 좋은 것은
아니다.

한편 전적에서 보듯 선두와 2타차인 공동4위까지의 11명중에는 메이저
우승 경력자가 6명이나 된다.

그중에는 그레그 노먼(2언더파 68타.버디4,보기2), 저스틴 레너드가 있고
일본의 마루야마 시게키도 68타의 공동 4위였다.

필 미켈슨과 톰 레이먼은 1언더파 69타로 선두와 3타차인 공동 12위였고
US오픈 우승자 어니 엘스는 이븐파 70타로 우즈와 동률이었다.

종합하면 노먼, 레너드, 미켈슨, 레이먼, 우즈, 엘스 등 기존의
우승후보들이 모두 제몫을 다하고 있는 모습.

이날 예상외로 언더파 기록자 (총 22명)가 많은 것은 전날 밤 내린 비로
그린이 볼을 잡아주고 또 날씨도 아주 좋았기 때문으로 (낮 최고기온이
섭씨 27도쯤이고 바람도 거의 없었다) 풀이된다.

2라운드 커트선은 공동 70위까지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