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종인 < 연세대 치대 구강병리학교실 교수 >

"입안에도 암이 생깁니까"라고 의아하게 질문하는 사람이 많다.

국내에서는 위암 간암 폐암이 주를 이루지만 입안에도 암이 생길수 있으며
구강암 발생빈도는 전체암의 5%정도다.

치아를 제외한 구강점막의 모든 부위에 암이 발생한다.

혀의 측면과 아래, 잇몸, 입천장, 입안쪽의 점막, 목젖 부위에 암이 생길수
있다.

대개 발생하는 연령은 50대이후지만 최근에는 발생연령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간혹 30대에도 나타난다.

구강암의 주된 원인은 음식 약물등 특정화학물질의 자극, 흡연과 만성적
음주 등이다.

이밖에 잘맞지 않는 틀니나 보철물에 의한 지속적인 자극, 매독및 구강내
바이러스 감염, 불량한 구강위생, 면역력 저하 등이 발암원인으로 작용한다.

구강암이 다른 암과 구별되는 특징은 암발생의 전단계인 "전암병소"를
보일수 있다는 것이다.

전암병소는 흔히 입안 점막의 흰색병변(백태)으로 발생되며 대개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양치질을 하거나 문질러도 없어지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종종 궤양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자극적인 음식으로 통증을
느낄수 있다.

크기는 보통 직경이 0.5cm 안팎이지만 이곳저곳에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이런 병소가 시사하는 중요한 점은 다른 정상점막에 비해 암발생률이
훨씬 높아 10%에 이른다는 것이다.

정상인의 암발생률이 1만명당 1명꼴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빈도다.

따라서 입안점막에 하얀 백태와 같은 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치과에서 백태를 제거하고 조직검사를 받아 암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암발생부위가 아주 넓어서 절제가 어려운 경우 방사선이나
레이저를 쏘거나 화학약제를 발라 암을 제거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단 치료가 됐더라도 재발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구강암은 아주 흔한 것은 아니지만 이병에 걸렸을 경우 5년이상 생존할
확률은 53%미만이다.

치료로 살아남는 것도 어렵지만 광범위한 절제로 얼굴이 손상돼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도 감수하기 힘든 고통이다.

대다수는 수술시 턱뼈와 주변조직의 절제를 피할수 없으며 외모손상과
함께 정상적인 식사와 대화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돼 사회생활에
복귀하기가 힘들게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조기발견과 빠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구강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입안의 궤양과 백태다.

통증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대충 넘어갔다가 치료적기를 놓치기 쉽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이를 뽑거나 입안에 생긴 상처가 오래 간 사람중에
구강암을 앓게 된 사람이 많았다.

치과치료를 받았거나 입안에 상처가 났을때 2주가 지나도 아물지 않는다면
반드시 조직검사등을 통해 원인을 캐볼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