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신인왕전" "한.중 천원전"

올들어 국내기전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단장하고 있다.

비씨카드배가 "프로신인왕전"으로 기전명칭과 대국방식을 완전히 바꾼데
이어 박카스배 천원전도 국제교류전인 한 중 천원전을 신설하는 등 저마다
개성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해 대기업들이 삼성화재배 LG배등 기전규모가
10억원대를 웃도는 메머드급 세계기전을 창설한 것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

바둑대회 유치가 기업홍보 수단으로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

따라서 현재 국내기전을 후원하고 있는 기업들도 기존대회를 보다
내실있게 꾸며 바둑을 통한 기업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시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지난달 30일 출범식을 가졌던 신인왕전은 젊고 패기에 찬 신예
기사들에게도 타이틀 등극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것.

현재 국내기전은 이창호 조훈현 유창혁 등 소수 유명기사들이 타이틀을
점유하고 있다.

저단진과 신예들이 이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우승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것이 바둑계의 인식이다.

그만큼 이들 기사들의 기량은 세계바둑을 석권할 만큼 출중하기
때문이다.

프로신예기사들의 등용문이라 할수 있는 신인왕전은 입단 10년이내이면서
6단이하의 젊은 신예기사들만 출전할수 있도록 참가자격을 규정했다.

이창호 조훈현등 절대강자들과 고단진들이 제외됐기 때문에 타이틀
획득의 기회가 넓어졌기 때문에 대국은 보다 흥미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또한 본선진출 여류기사중 최우수자에게는 여류신예상을 시상하는 등
상금획득의 기회도 넓힌 것도 이채롭다.

이와함께 박카스배 천원전을 후원하고 있는 동아제약도 국제교류전인
한.중 천원전을 신설했다.

이 대회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천원전이라는 국내기전을 개최하고
있다는데 착안해 만든 교류전.각 대회 우승자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대국을 벌인다.

오는 7월중순 중국 상해에서 열릴 첫 대회는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중국의 창하오 9단 간의 3번기 대결로 자존심 승부를 가린다.

내년에는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이처럼 기업들이 독특한 기전의 창설은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를 그 효시로 볼수있다.

세계 각국의 여류기사들이 참가해 여류바둑 최강자를 가리는 보해컵대회는
지난 94년 대회창설때부터 각국의 관심을 모았다.

유일한 여류바둑세계대회라는 것이 이유다.

이 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보해양조가 국내기전 정도의 투자규모로 그
이상의 홍보효과를 누린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바둑이 기업홍보의 확실한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앞으로 기전은
보다 다양하고 독특한 형태로 발전될 전망이다.

오는 9월 열리는 세계여자아마바둑선수권대회가 그것.

여류국수전을 만든 대한생명이 후원하는 이대회 역시 여자아마바둑대회론
유일한 세계바둑이라는 것에 벌써부터 기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