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히 기본적 수치이긴 하나 올부터 국내프로대회도 약간의 통계가
잡히고 있다.

선수들의 그날 경기 퍼팅수와 그린적중률이 공식 통계로 나오고 있는 것.

이같은 조치는 선수들 스코어 카드에 그날 자신의 홀별 퍼팅수를
기록하게끔 만든데서 출발했다.

홀별 퍼팅수가 나오면 그린 적중률 (파온율)은 자동 계산할 수 있다.

예를들어 파4홀에서의 퍼팅수가 2번이고 그 홀 스코어가 파이면 파온을
시킨 것이고 퍼팅수가 1번인데도 파이면 3온1퍼트가 돼 파온은 실패한
것이 된다.

홀당 퍼팅수를 기록하게 하는 그 "작은 조치" 하나로 선수별 경기흐름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일 뉴서울CC 북코스(파72.7천45야드)에서 벌어진 제40회 아스트라컵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 2일째 경기의 최경주(27.슈페리어) 통계를 보면
그의 "6언더파 66타"가 확연히 설명된다.

이날 최경주는 총 29번의 퍼팅수를 보였다.

원퍼트 8번에 3퍼트가 1번이고 나머지는 2퍼트.

그린 적중률은 88.89%로 18개홀중 16개홀에서 파온을 시켰다.

최는 이날 6버디에 무보기였는데 그 6버디가 물론 원퍼트였고 파온을
시키지 못한 2개홀에서도 원퍼트로 막아 "무보기 골프"에 성공한 것.

웬만하면 2백80야드가 넘는 드라이빙으로 국내 최장타자로 볼 수 있는
최경주는 이날 그 거리를 바탕으로 6번홀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의
기염을 토했다.

파5홀인 6번홀 (4백67m)에서 최경주는 25m 서드샷을 핀 2m에 붙이며
버디였고 9번홀 (파4.3백95m)에서는 1백8m 세컨드샷을 3m에 붙여 버디였다.

그의 이날 버디는 모두 50cm에서 4m 사이로 드라이빙과 아이언 그리고
퍼팅등 3박자가 공히 제대로 작동된 셈이다.

최는 2라운드합계 8언더파 1백36타로 박연태(44.나이센)와 함께
공동선두의 위치.

이날 5언더파 67타를 친 박연태는 파온을 12개홀밖에 못시켰지만 무려
11개홀에서 원퍼팅 (총 퍼팅수 25번)을 한 것이 호타의 원동력이 됐다.

<>이날 커트오프는 2오버파 146타까지의 70명.

탈락자중에는 왼손 엄지의 염증으로 그립도 제대로 잡을 수 없었던
최상호도 끼어 있었다.

최는 합계 147타(76-71)로 1타차 탈락했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