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4년 개장한 콩그레셔널CC는 백악관에서 불과 30분 거리.

위치는 메릴랜드주이지만 워싱턴 소재로 보는 것이 편하고 골프장
명칭에서 보듯 의원들이나 미정부고위 인사들이 즐겨 라운드하는 곳으로
보면 된다.

코스는 원래 파72이지만 이번대회 기간중에는 파5홀이었던 6번홀과
10번홀을 파4로 바꿔 파 70으로 만들었다.

최장 코스라는 사실과 더불어 최종 18번홀이 파3홀이라는 것도 특이하다.

US오픈에서의 파3 최종홀은 89년전인 1909년 뉴저지주의 이글우드GC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190야드의 18번홀은 전면및 왼쪽이 연못으로 "왼쪽 핀"이 일반적.

선수들은 최종순간 버디의 유혹에 2타의 모험 (볼이 물에 들어 갔을 경우
드롭할 곳이 없기 때문에 티잉그라운드에서 3타째를 쳐야한다)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 주최측인 USGA (미 골프협회)는 이번 대회 역시 가혹한 코스세팅으로
중무장시켰다.

평균 28야드인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폭 1.8m의 중간 러프지대 (속칭
B러프)가 있고 거기도 벗어나면 그야말로 깊은 풀속인 주 러프가 입을
벌리고 있다.

중간러프의 잔디길이는 4cm이고 주 러프는 무려 13cm.

중간 러프에서는 볼이 반쯤 잠기고 주 러프에서는 볼보다 3배길이의
풀속에 아주 쳐 박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코스세팅으로 인해 US오픈에서는 언더파만 치면 얼마든지
행복 할 수 있다.

콩그레셔널에서 벌어진 1964년 US오픈의 우승 스코어는 4라운드 합계
2언더파 278타 (켄 벤추리)였고 그것이 모든 참가선수중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였다.

<> 이곳에선 "드라이버를 포기하면 골프를 포기한 것과 같다"는 말들을
한다.

최장코스라는 사실은 12개의 파4홀중 6개가 4백41야드 (4백1m)이상
거리라는 것과 연결된다.

4백미터이상의 파4홀을 점령하려면 아무리 프로라도 드라이버를 뽑아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번대회는 결국 "거리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현대골프를 적나라하게
테스트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