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그레셔널CC (미 베데스타) = 김흥구 전문기자 ]]

<> 5년전의 절묘한 선택

비록 5년전의 결정이기는 하지만 금년도 US오픈 코스가 콩그레셔널CC인
것은 아무래도 절묘하다.

그것은 타이거 우즈(21,미국) 때문이다.

금년 두번째 메이저를 바라보는 전세계의 관심은 너무도 뻔한 것.

"과연 타이거 우즈가 메이저 연승에 성공하느냐"의 여부이다.

우즈는 이번에 US오픈 역사상 가장 긴 코스에서 타이틀을 노린다.

현존의 최고 골퍼이자 세계 최장타자가 메이저 최장 코스와 겨루는
타이틀 매치.

그 조합은 누가봐도 기막히고 "거리"를 최우선 개념으로 하는 한국
골퍼들에게는 더 더욱 흥미만점이다.

대회가 열리는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의 전장은 7천2백13야드.

거기에 파 70이다.

매스터즈가 매년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의 전장이 6천9백25야드이고
그것도 파 72인 것을 감안하면 콩그레셔널의 "멀고 먼 홀들"을 짐작할 수
있다.

1895년 첫 US오픈이 개최된 이래 최장코스는 1964년 세인트루이스 소재
벨라이브CC의 7천1백91야드 (파 70)였다.

5년전엔 결코 "현재의 우즈 돌출"을 예상할 수 없었음에 비추어 "우즈
골프가 가장 주목 받을 때 가장 긴 코스에서 그 전설적 성취에 도전한다"는
사실은 이곳 워싱턴 일대를 전무후무한 술렁임에 빠뜨리고 있다.

<> 너무나 다른 코스성격

"최장 코스에서의 우즈 골프"는 유리함과 불리함을 동시에 제공한다.

우선 "역사"는 불리하다.

매스터즈가 창설된 1934년이후 매스터즈와 US오픈을 같은해에 동시
석권한 골퍼는 불과 5명.

그 가장 최근 것도 무려 25년전인 1972년 잭 니클로스였다.

매스터즈와 US오픈은 코스 성격이 너무도 다르다.

매스터즈는 페어웨이 폭이 40야드 이상으로 얼마든지 티샷을 질러 댈 수
있다.

그러나 US오픈은 최대 폭이 32야드이고 좁게는 25야드이다.

더 핵심적 요소는 러프. 매스터즈는 러프 개념이 거의 없어 페어웨이를
벗어나더라도 얼마든지 볼을 칠 수 있지만 US오픈의 러프 세팅은 잔디
길이가 13cm에 이를 정도로 극히 가혹하다.

한마디로 러프에 볼이 빠지면 1타 손실이 불가피한 것.

USGA (미 골프협회)의 그같은 코스 세팅이 최장코스와 어우러지면
장타의 의미가 둘로 갈라진다.

잘 맞으면 이득이지만 그 장타라는 단 한가지 요인으로 인해 볼이
러프를 찾아들면 장타가 모험일 수 밖에 없다는 것.

우즈는 2번아이언으로 쳐도 남들 드라이버거리인 275-280야드가 나간다.

그 점은 콩그레셔널의 러프가 아무리 가혹하더라도 우즈가 어느 누구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파가 70이고 파5홀이 단 두개라는 요소는 우즈의 우위점을
상쇄시킨다.

그것은 우즈의 기본적 버디 숫자를 두개 줄였다는 의미.

더욱이 607야드의 9번홀 (파5)은 그린 전면에 계곡이 자리 잡아 아무리
장타자라도 3온이 일반적이다.

이는 매스터즈와 같은 파5홀에서의 일방적 우위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 그래도 익숙하다

우즈는 그래도 USGA의 코스세팅에 익숙하다.

그가 3연패한 US아마선수권도 USGA주최대회이고 코스세팅도 비슷하다.

우즈는 아마선수권대회에서 그런 코스를 이겨내며 6홀을 지고 있다가도
역전승한 기록이 있다.

US오픈에서 우즈는 두번 싸웠는데 95년엔 2라운드도중 팔목부상으로
기권했고 지난해엔 82위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마추어때의 얘기고 프로로서의 "지금"은 당시와
비교불허의 위치임이 분명하다.

US오픈 바로 전대회인 메모리얼에서 우즈가 오버파를 치며 67위를 한
것에 대해 독자들은 고개를 갸우뚱 거릴지 모른다.

그것은 프로 우즈가 18개대회에서 거둔 최악의 성적.

그러나 매스터즈 우승직전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대회에서도 우즈는
그때까지의 최악 성적인 31위를 기록했었다.

더 세부적으로 파고들 게 많겠지만 우즈에 대한 전망은 골프가 늘
그렇듯 밝음과 어둠이 교차한다.

우즈는 플로리다 올란도의 집에서 월요일 밤 이곳에 도착했고 화요일
첫 연습라운드를 가졌다.

과연 그는 전설적 쟁취에 성공할 것인가.

[[ 대회 개요/특징 ]]

<> 12일 (목요일)-15일 (일요일)까지 워싱턴 근교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에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
<> 연장전은 월요일인 16일 18홀 경기
<> 참가선수는 156명, 예선면제자 69명과 지역예선 통과자 87명
<> 총상금 2백60만달러 (약 23억원)
<> 전장 7천2백13야드는 US오픈 사상 최장 코스.
<> 파70으로 파5홀 2개, 파4홀 12개에 파3홀 4개
<> 콩그레셔널에서의 종전 메이저 우승자는 1964년 US오픈에서의
켄 벤추리 (미국.우승스코어는 4라운드 합계 2언더파 2백78타)와
76년 USPGA선수권에서의 데이브 스톡턴 (미국.4R 281타)
<> 잭 니클로스는 41년째 US오픈 연속 출전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