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덕열 <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

치매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뇌의 손상으로 점점 사고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뇌세포는 몸의 다른 세포와 달리 일단 손상되면 재생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약제가 있다해도 일단 죽은 뇌세포를 살릴수는 없다.

따라서 뇌세포의 파괴원인을 미리 발견해 원인을 제거해야 치매를
예방할수 있다.

치매증상은 환자나 주위사람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증상을 잘 알아뒀다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기억력 감퇴와 하고 싶은
언어표현이 즉각적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다음으로 방향감각이 떨어지고 계산에 실수가 나타나며 성격에 변화가
오는데 이쯤 되면 치매초기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많다.

중요한 것은 기억감퇴가 나타나자마자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다.

그 지표로 <>전화번호 사람이름을 잊거나 <>약속을 까먹거나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생겼는지 기억하지 못하며 <>같은 질문과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안경 열쇠 돈 등을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찾을때가
빈번해지며 <>아주 오래된 일을 잘 기억하나 최근의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면 치매가 의심된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수없이 많다.

대표적인 치매는 혈관성치매와 알츠하이머형 치매다.

이 둘은 전체 치매의 80~90% 정도를 차지한다.

혈관성치매는 뇌혈관질환이 누적돼 나타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을 앓고 있거나 지나친 흡연을 하거나
비만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고혈압이 가장 무섭다.

정상적인 혈관벽은 말랑말랑하고 투명해 그안에 돌아다니는 피가 다
보인다.

고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혈관벽은 풍선이 늘어나는 것처럼 부푼다.

이에 대한 보상반응으로 늘어난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관벽의 근육층은
두터워진다.

근육층은 혈관안쪽으로만 발달하기 때문에 갈수록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게 된다.

급기야 큰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반신불수 언어장애등 금세 눈에 띄는
장애가 나타난다.

반면 매우 작은 혈관이 손상되면 손상된 뇌세포의 양이 매우 적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누적되면 결국 치매에 이르게 된다.

혈관성치매는 조기발견하면 더 이상의 악화를 막을수 있고 완전히
회복되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혈관성 치매가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혈압과 혈당을 적정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식사.약물.운동요법으로 정상수준을 유지시켜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뇌혈관이 수축,피흐름이 줄고 적혈구수가 늘어나서 피가
끈적끈적해져 뇌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커지므로 금연하는게 좋다.

담배를 피우면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흡연자들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기 전에 다른 병에 걸려 사망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는게 나을 것이다.

혈관성치매로 진단되면 아스피린이나 티클로피딘, 더욱 강력하게는
와파린 등 항혈소판제를 복용해 혈관 내벽에 피딱지가 생기는 것을
억제한다.

경동맥이 좁아진 경우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